[2016 리우올림픽 5관왕 위업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수영 황제' 펠프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아쉬운 이유. 땅 위 그리고 물 속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와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리우를 떠나면서 불멸의 올림픽 영웅으로 남는다.
펠프스는 살아있는 올림픽의 전설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만 23개를 목에 걸었다.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합친 통산 메달은 무려 28개에 달한다. 당연히 올림픽 최다 기록이다.
펠프스의 생애 첫 올림픽은 목이 허전했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 대회 6관왕, 2008년 베이징 대회 8관왕, 2012년 런던 대회 4관왕에 이어 은퇴를 예고한 이번 대회에서도 5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베이징 대회 8관왕 역시 불멸의 다관왕 기록이다. 펠프스는 리우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했다.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인생이 기대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의 위대한 역사를 쓴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 사진=AFP 연합뉴스 제공]
육상 단거리 최강자인 볼트도 화려한 은퇴를 예고했다.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인 볼트는 남자 100m, 200m, 400m 계주에서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전인미답의 3회 연속 3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룬 볼트는 “내가 더 이상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라며 “이번 대회가 마지막(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은퇴를 시사했다.
볼트에 가려진 비운의 단거리 스타 저스틴 게이틀린(34·미국)도 결국 볼트를 넘지 못한 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다. 여자 단거리 ‘여제’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30·자메이카)도 후배 일레인 톰슨(24·자메이카)에게 자리를 내주고 웃으며 떠난다.
브래들리 위긴스(36·영국)도 사이클 최초로 5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뒤 은퇴한다. 위긴스는 이번 대회 금메달 하나를 추가해 개인 통산 8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역도 남자 62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스카 피게로아(33·콜롬비아) 신발을 벗는 은퇴 퍼포먼스로 괴짜답게 22년간 들었던 바벨을 내려놓는다.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에 휘말려 리우올림픽에 불참한 채 쓸쓸히 은퇴를 선언한 '미녀새' 이신바예바. 사진=연합뉴스 제공]
러시아의 ‘미녀새’ 이신바예바(34)는 초라하게 올림픽을 떠나게 됐다. 러시아의 도핑스캔들로 육상 종목 선수들이 전원 리우행 금지령이 떨어져 이번 대회 도중 은퇴를 발표했다. 이신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2연패에 이어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 1위는 영원히 2위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채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한국 올림픽 영웅들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잇달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남자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28)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빈손으로 마친 씁쓸한 퇴장이었다. 또 남자 탁구 주세혁(36)도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노메달’로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도 비록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고 성적인 4위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친 뒤 올림픽 무대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태권도 남자 80kg급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차동민(30)도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태권도에 전종목 메달을 선물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인 개인종합 4위에 오른 뒤 눈물을 쏟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사진=연합뉴스 제공]
반면 은퇴 기로에 선 박태환(27)은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전종목 예선 탈락의 악몽을 겪은 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골프 여제’ 박인비(28)도 골프 역사상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세간에 떠돌던 은퇴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