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뒤덮는 '분열'…흑백·무슬림 갈등에 긴장 고조
2016-08-15 17:37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이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초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루이지애나·미네소타에서 흑인들이 연달아 숨진 뒤 격화됐던 흑백갈등이 밀워키 총격사건으로 재점화됐고,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까지 발생해 미국 사회전반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 밀워키 경찰총격에 흑인남성 사망…시위확산에 비상사태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또다시 흑백갈등이 폭발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경찰 총격에 따른 흑인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밀워키 카운티 보안관인 데이비드 클라크의 요청에 따라 톰 바레트 밀워키 시장, 주 방위군 지도자와 협의한 끝에 주 방위군을 흑인 밀집지역의 주요 도로에 배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 경찰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부검결과도 기다리고 있지만, 이번 총격이 "법 테두리 안에서 발생한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경찰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에도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흑인이 숨지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흑인 공동체에서는 불만이 축적돼 왔기 때문이다. 이번달 초에는 미국 내에서 민권단체 ‘흑인의 생명도 귀하다(Black Lives Latter)’가 주도한 시위는 뉴욕과 시카고를 포함해 여러 대도시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 이슬람 성직자 사망에 '증오범죄' 우려 커져
흑백갈등과는 별도로 이슬람에 대한 '증오범죄'도 나타나 미국 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뉴욕의 퀸스 알푸르칸 자메 마스지드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이맘(이슬람 성직자)인 마울라마 아콘지와 타람 우딘은 13일 오후 1시 50분께 거리에서 괴한의 총을 맞아 사망했다.
퀸스 지역은 주로 노동자 계층들이 거주하는 곳이며, 최근 방글라데시 인구가 급성장하는 지역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 지역 무슬림들은 이번 사건이 이슬람을 겨냥한 증오범죄라고 주장했다. 사건 현장에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며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용의자의 몽타주를 직접 배포하며 빠른 검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뉴욕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는 피해자들이 종교적인 믿음때문에 죽음을 당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퀸스 지역의 무슬림들은 증오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총격을 당할 당시 종교적인 의상을 입고 있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퀸스의 무슬림 지역사회가 추가적인 증오범죄 발생 우려로 긴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보도햇다.
뉴욕시 감사관인 스콧 M. 스트링어는 모스크 지도자들과 카메라 앞에 서서 "모두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이슬람 사회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WP도 자체 분석을 통해 올해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소 10건의 무슬림 대상공격이 뉴욕에서 발생했다며 무슬림 대상 증오범죄와 관련한 신고도 지금까지 16건이 경찰에 접수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