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인간 탄환’의 라이벌은 오직 볼트 뿐

2016-08-16 00:01

[우사인 볼트가 15일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지구상에 그의 라이벌은 없었다.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세계 육상 역사를 새로 썼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남자 100m에서 3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볼트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100m 결승전에서 9초81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의 독주에 도전장을 냈던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9초89로 2위, 앙드레 드 그라세(캐나다)가 3위를 차지했다. 이번에도 볼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세계 육상의 역사는 볼트에 의해 또 한 번 바꿨다. 이전까지 올림픽 100m 2연패는 딱 두 차례 있었다. 칼 루이스(55·미국)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1988년 서울 올림픽 100m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볼트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정상의 자리에 섰다. 2016년 리우서 또 우승함으로써 볼트는 루이스보다 한 발 더 앞서게 됐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볼트의 출발 반응속도는 0.155로 결승전에 출전한 8명 중 7번째에 그쳤다. 반응속도 0.152를 기록한 게이틀린이 50m 지점까지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인간 탄환’은 자신의 앞에 누가 먼저 달리는 것을 5초도 용납하지 않았다. 196cm의 거구인 볼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막판 스퍼트를 보여주며 50m 지점 이후 선두로 치고 나갔다. 거짓말처럼 앞으로 쭉쭉 나갔다.

볼트가 앞선 순간 100m 레이스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인간 탄환’을 역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볼트가 기록한 9초 81은 자신이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세운 세계신기록 9.58, 2012 런던 대회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 9.6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서 올 시즌 자신의 시즌 기록인 9.88을 넘어섰다. 건강함을 입증한 것이다. 지난 7월 자메이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전을 앞두고 허벅지 통증을 느껴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볼트는 리우 올림픽에서 완벽한 몸 상태를 보여줬다. 2위 게이틀린과의 차이도 0.08초로 컸다.

경기 후 볼트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경기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100m 3연패를 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좀 더 빠른 기록을 기대했지만, 1위를 했다는 것에 행복하다”며 “일부에서는 내가 영원히 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2개의 메달을 더 딴 후 올림픽 무대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2개의 메달은 리우서 남은 200m, 그리고 400m 계주다.

[15일 육상남자 100m 결승에서 9초81로 우승을 차지한 우사인 볼트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