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이정현(3선·전남 순천) 의원은 9일 "인사는 차분하게 제대로 해서 적재적소에 맞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지, 계파나 파벌 나눠먹기식 인사는 제 원칙이나 철학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이후 기자회견을 연 그는 첫 당직인사의 원칙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저는 당원들이 당의 주인이 되고 원외인사들의 참여 비율을 높이겠다고 말했었다"면서 "앞으로 많은 당직들을 원외 인사들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원내 인사들은 국회 일정과 병행해 당무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바탕에 깔렸다. 

"전략기획, 정책기획, 홍보기획, 미디어 등에 많은 당의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겠다는 큰 원칙은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여유있게 할 것"이라며 "저는 인사를 서둘러 하지는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당선 요인에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적 지원이 없다고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전대가 끝나고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계속해서 계파, 파벌 문제가 이어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언어가 형식을 지배하듯 당내에 친박이다, 비박이다 하는 얘기를 자꾸 들먹이고 문제를 부각시키고 매달리다보면 정말 우리가 해야 할 일들, 국민들이 기대하는 일을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할 말은 많지만, 이제 출범한 지도부들은 계파나 파벌에 대해 들먹이는 것보다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의 시스템과 관행, 의식까지도 바꿔나가는 일에 더 매달릴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향후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생각해 왔었던, 봐왔던 관계와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이 접근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만일 청와대와 정부가 민심과 괴리가 있다면 저는 어떤 누구보다도 그런 내용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횟수에 관계없이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사안이 어떤 게 옳고 그르냐는, 얘기를 나눠보고 이해의 폭을 좁혀본다면 답은 나온다"면서 "그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가와 국민이며, 국익과 국민이 퍼스트(First)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당 대표로서 최우선 과제는 민생 현안에 대한 해결을 꼽았다. 

이 의원은 "당장의 민생 현안들을 챙겨, 그 곳에 우리 의원들과 원외인사들을 투입하겠다"면서 "현장의 얘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하는 한편, 그간 당에서 보기 힘들었던 조찬회의와 심야회의 등의 회의체제를 운영해 당의 모든 인원이 민생과 정책에 매달리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칭 '국회 70주년 총정리 위원회'도 설치해 내년이면 도래하는 국회 70주년을 맞아 근본적인 국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런 일에 매달리다보면 친박, 비박 하는 얘기들은 많이 수그러들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밖에 그는 상시공천제 도입, 대선 후보 영입 및 개방과 경쟁시스템 마련 착수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호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이 의원은 "어떻게 해서 이겼는지는 모르지만 하나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진정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 캠프도 차리지 않았고 배낭 하나 메고 시외버스를 타고 다니며 셀카봉을 든 채 70여 군데의 민생 현장을 살폈다"면서 "(거기서)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던 당의 개혁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서 설명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당원과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