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오너家, 실적 부진에도 배당은 꼭꼭 챙겼다

2016-08-10 01:00
창업주 2세 취임 후 실적 곤두박질
매출 줄어 1분기 영업익 반토막에도
대표이사 수년째 5억 이상 연봉 책정
손자에 주식증여 억대 배당급 '펑펑'
상장 제약사 8번째 미성년 부호 올라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오너 체제로 바뀐 중견제약사 부광약품의 실적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매출이 계속 지지부진한 데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창업주 일가인 대표이사는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것은 물론 미성년자 손자까지 두둑한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광약품 매출은 2010년 1806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추락하기 시작해 지금도 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매출은 2013년 1308억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2013년은 창업주 김동연(78) 회장의 외아들인 김상훈(48)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에 취임한 첫해다.

1968년생인 김상훈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부광약품에 입사해 2013년 3월 단독 대표에 올랐다.

이전까지 부광약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왔다.

이듬해 매출(1413억원)도 신통치 않았다. 2015년엔 단독 경영 체제를 버리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공동 대표 형태로 전환했지만 실적(1416억원)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지난 1분기 매출은 329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328억원)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4%나 급락한 31억원에 그쳤다.

부광약품의 추락은 처방의약품 매출이 크게 줄어서다. 이 회사 처방약 매출은 최근 5년간 20.6%나 떨어졌다.

지지부진한 실적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지만 창업주 일가는 연봉과 배당금 등을 통해 배를 불렸다.

김상훈 사장은 2014년 연봉 6억3800만원을 비롯해 총 11억5400만원을 챙겼다. 지난해엔 5억8800만원을 받았다.

김동연 회장의 손자이자 김상훈 사장의 아들인 김동환(16)군에겐 주식증여를 통해 두둑한 배당금을 줬다.

2000년생 김군은 부광약품 주식 19만8666주를 갖고 있다. 지분율로는 0.53%에 해당한다. 할아버지(17.64%)와 아버지(4.12%), 두 고모(김은주씨 1.66%, 김은미씨 1.83%) 다음으로 이 회사 주식이 많다.

김군은 이를 통해 올해에만 1억39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 제약사의 미성년자 주식부호 가운데 8번째로 많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