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세금개혁, 모디 노믹스 받쳐주나

2016-08-04 14:49
부가가치세 간소화하는 GST 법안...외국 투자자·기업들 환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AP연합]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인도의 세금 개혁이 첫 발을 내딛었다. 세부 조항을 마련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국 투자 기회 확대 등을 통해 모디노믹스(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상원은 이날 만장일치로 상품·서비스세(GST) 법안을 의결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취임 이후 가장 입법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GST 법안은 일명 '부가가치세 간소화' 법안이다. 부가가치세를 전국적으로 통일해 납세 범위를 간소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마다 부가가치세가 16∼27% 범위에서 차별적으로 부과되고 있었다.

복잡한 세금 정책으로 인해 외국 기업이 인도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도에서는 지난 1990년대부터 세금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 왔다. 그러나 절차 관련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상원이 의결한 만큼 하원의 승인만 얻는다면 올해 안에 본격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법안이 시행되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신흥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세금 문제·불편한 물류 이동 부담 처리 등의 장벽을 넘어 기업들에 큰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닐랑 메타 HSBC 수석 투자 애널리스트는 "모디 정부의 주요 의제였던 이번 개혁을 통해 인도 개혁의 신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 인도지사나 월마트 인도도 이번 개혁을 반겼다.

지난 6월 골드만삭스는 "세금 개혁이 이뤄진다면 인도는 향후 20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큰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난주 인도 증시는 2015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몇 가지 요인에 따라 경제 효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 최종적으로 결정될 세율 △ 석유와 주류 등 제외되는 제품의 범위 △ 납세에 따른 소득 감소로 인한 연금 등의 보상책 등 몇 가지 불확실성이 세금 개혁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금 부과 방식 등 GST 법안의 세부 내용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여부도 문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