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육성]자기자본 4조·8조원 세분화 '혜택도 차별화'(종합)

2016-08-02 15:07
금융위,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안 발표

아주경제 김부원·김은경 기자 = 내년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는 어음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에 빌려줄 수 있게 된다. 자기자본이 8조원이 넘는다면 종합투자계좌(IMA)로 일반 고객의 돈을 모아 기업대출 업무를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2일 발표했다. 우선 자기자본 기준을 △3조원 이상~4조원 미만 △4조원 이상~8조원 미만 △8조원 이상 등으로 구분해 각각 차등화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는 자본금 3조원 이상인 경우 종합금융투자업자로 지정하고 있지만, 증권사를 자본금 규모별로 혜택을 차별화해 대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경우에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1년 이내의 어음 발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들 증권사의 어음 발행액은 레버리지 비율(총자산/자기자본) 산정에서 제외된다.

단, 어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은 기업 대출에 활용해야 한다. 또 과거 종합금융회사가 발행했던 어음과 달리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 보호는 제공되지 않는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는 기업 외환 매매 업무도 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게 되면 추가로 IMA를 운용 할 수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해 원금에 수익을 더해 상환할 의무가 있는 상품이며,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또 발행액 제한 없이 IMA 자금을 유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비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IMA 유치 자금 역시 70% 이상은 기업금융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IMA는 원금 보장 약속은 있지만 수익률은 실제 투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CMA(종합자산관리계좌)와 다르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경우 은행에만 겸업이 허용된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에 진출할 수 있다.

이밖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기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들에는 공통적인 혜택이 추가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3년 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기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가 라이선스를 받았다. 그리고 금융위는 이들 증권사가 기업 대출에 더욱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새로운 순자본 비율 체계(NCR)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만기가 긴 대출 자산을 갖고 있으면 채권액 전체를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해야 하고, 이로 인해 NCR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채권액 일부만 빼도록 해 건전성 규제 부담을 완화한 것이다.

또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여타 신용 공여와 합쳐 자기자본의 100%까지 기업에 대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타 신용 공여는 빼고 기업 신용공여만 자기자본의 100%까지 대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변경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에 직접 나서거나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를 주관할 경우, 한국투자공사와 정책금융기관이 공동 투자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자기자본 현황(3월말 기준)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KB투자증권·현대증권(3조8000억원), 삼성증권(3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3조2000억원) 순이다.

금융위는 연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내년 2분기부터 새 종합금융투자업자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