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 조기 발견 길 열려

2016-08-02 03:00
전용현 경북대병원 교수 등 연구진
금 코어셸 나오입자로 조영제 개발

전용현 경북대병원 교수 [사진=경북대병원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암전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각종 질병의 오진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영제를 개발했다.

경북대병원 전용현·이재태 교수와 KU-KIST 융합대학원 임동권 교수팀은 고(高)민감성·고안정성 방사선 동위원소로 만든 금 코어쉘 나노입자를 이용한 조영제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복지부가 지원하는 선도형특성화사업단 과제를 통해 거둔 이번 성과는 세계적인 나노 분야 학술지인 '스몰(Small)' 최신호에 실렸다.

조영제란 관찰을 원하는 혈관·장기 등의 표적기관과 주변 조직의 차이를 부각시켜 표적기관의 모양·위치 등을 확인하고자 투여하는 보조물질이다. 관찰용 영상기기 특성에 맞춰 양전자 방출이나 자성, 형광성 등을 지닌 물질이 쓰인다.

전 교수팀이 개발한 조영제는 암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 조영제보다 적은 용량을 사용하고도 고품질의 영상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암세포는 근처에 있는 림프절을 이용해 다른 장기로 퍼진다. 종양(암)이 림프관을 통해 전이되는 것은 일정하고 순차적으로 이뤄지는데, 첫 번째로 전이되는 림프절을 '감시림프절'이라고 한다.

감시림프절에서 암전이가 확인되면 암세포가 다른 신체기관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확인하는 데는 생검이 쓰인다. 암조직에 림프절을 구분하는 염색색소를 넣어 감시림프절을 찾아낸 뒤 이를 절제·검사해 암세포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반면 전 교수팀이 개발한 조영제는 투입 1시간 안에 영상 관찰만으로 감시림프절을 찾아내고, 1회 투여로도 오랜 시간 관찰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시림프절을 떼어내 관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조영제에 특정 바이오물질을 결합하면 뇌졸중·동맥경화·심근경색 등의 조기 진단, 세포치료에 사용되는 면역세포·줄기세포 등의 이동도 관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조영제는 악성종양의 림프절 전이 진단과 제거에 활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실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