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경기민감업종이라도 여신회수에 옥석가려 달라"

2016-07-31 10:48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시중은행들이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의 여신을 적극 회수하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시중은행장들과 조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경기민감업종에 대해서 무턱대고 여신을 회수할 게 아니라 면밀히 옥석을 가려서 할 것을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중장기 전망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경기민감업종이라도 정상화 가능한 기업에 대해서는 옥석 가리기 등 채권단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부실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는 당연하지만 정부는 여신회수가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확대되면 정상기업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업, 경기 부진 등 여러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배를 수주하더라도 금융권의 선수급환급보증(RG)이 이어지지않아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중도에 파산할 경우 선주에게서 받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뜻한다. RG가 발급돼야 수주계약이 성사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말 SK E&S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으나 주요 은행이 RG 발급을 한 달 가까이 거부해 수주가 무산될 뻔했다.

삼성중공업은 여신 만기연장에 애를 먹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1년씩 연장해주던 만기 여신을 3개월 단위로 대폭 축소해 연장해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돼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무너진다면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조선 3사에 대한 8개 주요 은행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50조5천399억 원(4월 말 기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