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임금인상 딜레마'에 골머리

2016-07-26 18:45
임금 상승으로 태국, 베트남 등 공장이전 늘어
경제활성화 측면도 있지만, 실업률 증가 위험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이 최근들어 상승하는 임금 때문에 딜레마에 갇혔다. 국가의 경제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는 늘었지만, 임금이 올라가면 공장들이 국외로 이전하면서 실업률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업지역으로 유명한 중국 진주강 삼각주 지역에는 최근 '임대'라고 적힌 공장들이 눈에 띠게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인은 중국의 임금이 오르면서 태국이나 베트남 쪽으로 공장을 옮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높아질 것을 우려한 중국정부는 지방정부들에게 임금 인상에 좀더 신중할 것을 요청했다. 광둥성은 지난 2월에 2년 연속 최저임금을 동결했다. 

그러나 동시에 공무원들은 제조업체들에게 노동자들의 연금과 다른 사회보장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을 위협할 수 있는 노동자 시위 등 사회갈등을 막기 위해서다. 

“이러한 딜레마는 앞으로 중국이 만드는 노동정책에 핵심적인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베이징에 있는 중국 산업관계기구(China Institute of Industrial Relations)의 교수인 왕 칸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광둥성에서만 공장노동자들은 미지급 급여와 사회보험 등 보장내용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에만 173차례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소재인권단체인 '중국노동회보(China Labour Bulletin)'는 밝혔다. 

광둥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찬 케이는 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급여와 각종 복지비용이 태국과 다른 아시아에 비해서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찬 케이 역시 자신이 중국에서 공장 5곳 중 4곳은 문을 닫았고 2008년 이후 직원은 85%나 감축했다. 

지방정부들은 최저임금 상승 속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상하이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폭으로 최저임금이 올랐다. 한편 지난해 최저임금 상승폭이 낮았던 남서부의 충칭과 북동부의 산업지대인 랴오닝 등은 올해 20% 넘게 최저임금을 올렸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임금인상이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동자들의 수입을 늘려 내수 진작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같은 임금인상은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아 실업률을 높일 위험도 있어 중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