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각발사 미사일 방어 대안은?] 3. 킬체인

2016-07-27 08:02
선제타격으로 北미사일 무력화…軍 부족한 정보자산 ‘맹점’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이 의도적으로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줄인 고각(高角) 발사 이후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은 사드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변칙적인 미사일 고각 발사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군의 방어체계에 한계가 지적되는 이유는 사드와 KAMD가 모두 적 미사일을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의 최대 요격 고도는 150㎞, KAMD의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40㎞라, 이보다 높은 고도로 쏴 올린 북한 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 L-SAM 역시 요격 고도는 40㎞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점차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사드의 대안으로 적의 미사일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래픽=아주경제]


◆ 최선의 방어는 선제공격, 킬체인

킬체인(Kill Chain)은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우리 군이 먼저 탐지, 선제타격한다는 개념이다. 우리 군은 2023년까지 KAMD와 더불어 킬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킬체인은 탐지와 식별, 추적, 조준, 교전, 평가 등 6단계로 이뤄진다. 표적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분석해 타격 여부를 결정한 뒤 공격 수단을 선정, 표적을 타격하는 일련의 타격순환체계를 뜻한다.

킬체인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가 주변국의 참전을 유도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자, 다국적군은 이를 막기 위해 스커드 이동발사대를 먼저 탐지해 격멸하는 작전을 실시했다.

하지만 총 2500회 출격 중 스커드 이동발사대를 직접 타격한 것은 약 215회에 불과할 정도로 초기 킬체인의 효율성은 떨어졌다. 이후 미군은 꾸준히 킬체인의 발전을 모색해왔으며 그 결과 현재는 10분 이내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완비했다.

한국형 킬체인은 한미연합 선제타격 체제로 30분 내 표적을 타격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한미의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이 1분 내 위협을 탐지하고 다시 1분 내 식별을 마친다. 식별된 정보를 바탕으로 3분 내 타격을 명령하고 25분 내 표적에 대한 타격을 완료한다.

킬체인 성공의 관건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미군의 경우 2025년 수십 초 내로 킬체인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군사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지휘 및 통제를 위한 통신, 컴퓨터, 정보시스템 등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반면 우리 군이 킬체인 구축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킬체인의 눈이라 할 수 있는 정보자산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 군은 금강·백두 정찰기와 국산 무인정찰기 송골매, 70㎝ 해상도의 아리랑 3호 위성 등을 운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성능이 낡고 정찰에 제한이 있어 많은 부분을 미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도입하는 등 정보자산을 늘려갈 계획이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도 무인정찰기와 군단급 무인정찰기, 30㎝ 해상도의 정찰위성 도입 등 정보자산의 체계적인 전력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정보 수집 이후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의 신속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지휘통신체계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지휘통제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는 판단력도 중요하다.

군 관계자는 “2023년까지 한국형 정보체계를 전력화하고 육·해·공·해병대가 통합된 능력을 갖춰 킬체인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사진=美 노스롭 그루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