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미셸이 힐러리 구할까? 환호 속 찬조연설

2016-07-26 11:5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가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을 뒤흔들었다. 

오바마 대통령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미셸 오바마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웰스파고 센터에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전당대회에 모인 수많은 이들은 '미셸'이라는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영부인을 환영했다.

이날 연단에 선 미셸 오바마는 "자신이 이 자리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야하는 이유를 이야기한 지 8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말로 시작했다. 미셸 오바마는 8년 전에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서서 자신의 남편인 버락 오바마를 위한 찬조연설을 했으며, 강력한 메시지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표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미셸 오바마의 연설도 극찬을 받았다. 미국 영화배우인 미아 패로는 미셸 오바마의 연설이 끝난 뒤 "왜 모두들 미셸의 연설을 표절하는 지 알겠다"고 트위터에 멘션을 남겼다.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아이와 여성들의 권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날 연설에서 미셸은 "이번 11월 선거는 다음 8년간 아이들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 지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오직 한 사람이 이러한 자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오랜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을 믿는다"라고 강조하면서 지지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미셸 오바마가 이전부터 주장하던 것이다. "최근 우리는 매우 거북하고 증오에 가득찬 표현들을 듣고있다. 다양성은 오랜 기간동안 미국 사회를 강하게 만들고, 미국의 자긍심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다"고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직접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6월에도 "미국에서 공포에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을 내쫓기 위해 벽을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미셸 오바마는 미국의 가치는 기회, 평등, 포용이라고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배척주의'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온갖 막말을 일 삼는 트럼프를 비판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이 첫번째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셸 오바마는 "나는 매일 아침 노예들이 지은 백악관에 일어난다"면서 "두명의 아름답고 똑똑한 흑인 여성들이 백악관에서 개들과 놀고 있는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가 첫 흑인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역사적 의의에 대해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이제 클린턴 덕분에 나의 딸과 모든 아이들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 이제 다시는 누군가가 미국이 위대하지 않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라"면서 "미국은 이미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고 일갈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세운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연설 직후 버락 오바마는 트위터에 "멋진 여성의 멋진 연설이었다"면서 "미셸이 매우 자랑스러우며, 그를 영부인으로 가진 우리나라는 축복받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