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경부道 한남IC~양재IC 구간 지하화 청사진… "제2의 기적 일으킬 것"

2016-07-20 21:52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서울 서초구가 상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약 6.4㎞)을 지하화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구간은 고속도로 초입이기 때문에 유난히 교통정체가 극심하지만 지하 터널을 만들어 정체를 해소하겠다는 대안이다.

20일 한국도시설계학회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도시설계학회를 비롯해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대한교통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 등 5개 학회가 참가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한남나들목~양재나들목 구간에 자동차 전용 지하 터널 세 개를 뚫는 것이다. 지하 40m 깊이에 왕복 12차로 2층 터널(급행도로)을, 지하 10m에는 왕복 8차로 1층 터널(완행도로)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경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면 IC 부지를 복합개발하고 여의도공원의 약 3배 규모의 지상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소개됐다. 이 부지에 문화·상업·자연·R&D 등을 새롭게 개발할 예정이다. 주변 문화 상업지역과 연계된 녹지 공원을 만들어 북한산에서 인왕산과 남산 우면산까지를 잇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재원조달 전략을 철저히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은 2002년 관리 주체가 한국도로공사에서 서울시로 넘어갔고 공식명칭도 경부간선도로로 바뀌었다.

서울시는 이 구간 지하화는 재정과 기술적 문제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5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주변지역과 묶어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큰 프로젝트가 되는 것도 부담"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강남구가 영동대로 지하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경부간선도로 지하화가 필요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의 지하화는 강남 개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국가적 측면의 프로젝트"라며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경제성장을 일궈냈듯이 이번 지하화 사업을 통해 제2의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는 이번 1차 학술세미나에 이어 오는 10월 교통부문 중심의 2차 세미나, 11월엔 재정 확보방안 및 사업실현화 연계의 3차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11월 중순쯤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석하는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