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바 국교 회복 1년...쿠바에 사람·돈 밀려온다
2016-07-21 01:00
지난해 미국인 관광객만 16만명...1년 새 77% 급증
미국 기업 진출 가속화...사회적 불평등 우려 목소리도
미국 기업 진출 가속화...사회적 불평등 우려 목소리도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과의 국교를 회복한 지 1년 만에 쿠바를 찾는 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등 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국제통신사 IPS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바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쿠바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약 16만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76.6% 증가한 규모다. 올해 4월까지 집계된 방문객만 9만 명을 넘어서 연말까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쿠바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미국 기업도 늘고 있다. 쿠바 진출 첫 테이프를 끊은 기업은 미국 호텔 그룹 스타우드다. 스타우드는 호텔 잉글라테라, 호텔 킨타 아베니다, 호텔 산타 이사벨 등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주요 호텔 3곳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지난 3월 공식 발표했다.
이같은 변화는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회복한 지 1년 만에 얻은 성과다. 양국은 지난해 7월 20일 국교를 단절한 지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양국이 화해 무드를 조성한 것은 54년 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쿠바 땅을 밟았다.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지난 1928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이후 88년 만이다.
이후 5월에는 미국 최대 여객선 회사인 카니발이 마이애미를 출발해 쿠바로 가는 크루즈선을 출항했다. 미국과 쿠바를 오가는 크루즈선이 바다를 가르는 건 50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양국 정부는 해상 이동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미·쿠바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통행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쿠바 현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반기고 있지만 일부 사회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사회주의 체제에 있었던 만큼 급격한 경제 변화는 사회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송금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미국에서 일하는 쿠바 국적 근로자가 쿠바 내 가족에게 송금한 금액이 지난해 약 33억 5000만 달러(약 3조 8294억원)를 넘어섰다고 마이애미 헤럴드가 최근 보도했다. 쿠바인의 월 평균 수입이 25달러(약 3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IPS는 "미국과의 수교 정상화 이후 소득 격차 확대 양상은 피할 수 없다"며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