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경환·윤상현 의원에 이어 20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19일 보도에서 현 전 수석이 정무수석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1월 말 김성회 전 의원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을 거론하며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의 녹취를 공개했다.

이 녹취에서 현 전 수석은 "저하고 약속을 하면 대통령한테 약속한 것과 똑같은 것 아니겠냐"면서 "가서 (서청원 전) 대표님한테 '대표님 가는 데 안가겠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이 "이게 VIP(대통령)의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말하자, 현 전 수석은 "예"라고 답하며 "따르시라.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으로 갑니다'라고 솔직히 까놓고 말하라"고 덧붙였다.

현 전 수석은 "(이런 상황이)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다.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아는가. 제가 말씀드릴 때 바로 조치하시라", "판단을 제대로 하시라. 오늘 바로 전화하라" 등 발언을 했다.

이 종편 방송은 김 전 의원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자 현 전 수석이 돌연 언성을 높이며 "정말 이런 식으로 합니까. 서로 인간적인 관계까지 다 까면서, 이렇게 합니까"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총선 당시 청와대에 있던 현 전 수석의 발언은 사실상 청와대가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오게 한다.

청와대는 총선을 전후해  "공천권 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강하게 부인해왔지만 실제 공천이 진행되는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과 현 전 수석의 '비밀 회동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송직후 현 전 수석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었던 김 전 의원이 사표를 내면서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서 의원 지역구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혔다"면서 "그후 통화에서 그 약속을 지키는게 옳다고 애기하며 '청와대에 근무하는 나에게 약속을 한 것은 대통령과 약속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갑의 경우 서청원 의원이 당선 가능하고, 화성병은 당시 분구가 돼 후보가 될 사람이 없었다"며 "화성갑에서 같은 당 후보들이 이전투구하거나 흠집내기를 하기 보다는 화성병으로 출마하는게 서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