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인 엘시티(LCT) 사업 금품비리에 연루된 현기환(57·구속)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9일 현 전 수석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현 전 수석은 지난 1일 엘시티 시행사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66·구속기소) 및 지인 등으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먼저 현 전 수석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할 당시인 지난해 9월부터 이 회장에게 3000여 만원의 술값을 대납하게 해 특가법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받았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사업에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끌어들이고, 금융권에서 1조7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받는데 영향력을 행사해 그 대가성으로 이 회장에게 술값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13년에는 부산 문현금융단지 2단계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인 심씨(57)에게서 지인의 전세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특가법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올 7월까지 고급 차량 리스료와 운전기사 급여 등 3000만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수석은 2011년부터 지난해 7월 초까지 엘시티 이 회장에게서 엘시티 계열사 법인카드와 상품권 등 1억400만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과 현 전 수석 간의 50억원 상당의 고액수표 거래 정황을 포착해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거래 성격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그동안 현 전 수석을 수차례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지만,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사업과정과 관련해 "개입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해 수사의 난항을 겪어왔다.

한편 엘시티 사업 과정에서 705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가법상 횡령·사기)로 구속기소된 이 회장의 첫 공판은 2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