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社 평균임금 '세계 최고'...그래도 노조는 파업
2016-07-19 13:00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임금이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높은 임금과 근로조건 경직성으로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노사간 대타협과 고용과 임금에 대한 ‘빅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5년 연속 파업에 돌입했으며 현대중공업 노사와 함께 3차례에 걸쳐 동시파업을 23년 만에 진행한다. 또 한국GM도 찬성률 71%로 파업찬반투표가 가결돼 파업 가능성을 남겨두는 등 강성 노조의 파업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19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연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노동부문 개혁사례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는 7961만원(852만엔), 2위 독일 폭스바겐은 7841만원(6만2473유로)으로 한국 완성차 5개사 임금의 84~85% 수준이었다.
한국은 매출액 대비 임금비중도 12.0%로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자동차업체의 국내공장 생산물량 비중이 2006년 65%에서 지난해 38%까지 줄어들며 생산경쟁력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국내 주력 완성차업체마저 국내 생산물량을 줄이고 해외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도 노사관계의 부담이 제일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생산 시스템 속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자동차의 생산물량은 갈수록 줄고 고용도 감소하는 현상이 심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총파업 대신 노사간 대타협이 필수적인 것으로 진단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한 미국, 독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노사협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차산업 위기는 아래로부터 찾아오고 있어 파업과 같은 갈등구조가 거듭 발생하면 판매 둔화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노사간의 대타협을 통해 고용과 임금유연성에 뿌리를 둔 노동개혁을 통해 경제성장과 고용증진을 이뤄가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유럽연합(EU) 평균 경제성장률(2.0%)보다 높은 경제성장률(3.2%)를 달성했으며 일자리도 10년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4년 만에 역성장(.06%)로 돌아섰으며 총 128만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전문가들은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고용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용유연성은 법·제도 개혁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업수준에서는 임금유연성과 기능적 유연성이 경쟁력 강화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