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GO)'에 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
2016-07-19 07:42
미국 대사관·주한미군 8군사령부 포켓몬 고 서비스 안돼
아주경제 방성식 인턴기자 = 포켓몬 고(GO)가 지난 6일 호주에서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부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게임이 가능한 일부 지역에 인파가 몰리는 등 인기몰이에 힘입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포켓몬 고가 공개된 지 채 한 달이 안 된 데다, 아직 국내 출시도 되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갖가지 루머가 양산되고 있다.
포켓만 고에 대한 오해와 진실 10가지를 짚어본다.
1. 광화문·용산에선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다?
포켓몬 고(Pocketmon GO)가 강원 속초시에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온라인에선 타 지역서도 게임이 가능하다는 루머가 속속 전해진다.
특히 서울은 미국 대사관과 주한미군 8군사령부가 위치해 광화문과 용산 일부 지역이 미국 영토로 인식된다는 소문이 있어, 포켓몬 팬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그러나 주미 대사관을 방문한 결과 거짓 정보였음이 확인됐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스타팅 포켓몬을 선택하는 초반부만 진행되고, 이후엔 텅 빈 녹색 지도만 표시돼 게임이 불가능하다.
용산구 주한미군 기지도 마찬가지다.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는 한 간부는 “미군 부대 내에서도 포켓몬 고가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엄연히 군사 시설인 만큼, GPS 기능을 사용한 게임은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포켓몬 고가 서비스 되는 것으로 확인된 지역은 부산 금정구,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 울릉도 등 5개지역이 전부다.
2. GPS를 조작하면 게임이 가능하다?
GPS 조작 앱을 사용해 사용자 위치를 미국, 호주 등 포켓몬 고가 출시된 국가로 바꾸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플레이 스토어에서 GPS 조작 앱을 사용해 사용자 위치를 포켓몬 고가 출시된 지역으로 변경하면, 야생 포켓몬과 체육관, 포켓 스탑 등이 지도에 표시된다. 야생 포켓몬을 포획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폰은 이른바 ‘탈옥’(아이폰 운영체제를 해킹하는 행위)을 하기 전엔 GPS 조작이 불가능하다. 일부 앱은 실제 작동이 되지 않음에도 GPS에 조작이 가능한 것처럼 사용자를 현혹해 요금을 청구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GPS 조작을 해도 포켓몬 고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GPS 정보가 변화된 것이 인식될 경우 조작 사실을 인지해 해당 계정을 2~3시간 정지하기 때문에, 실제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게임을 즐기는 것은 어렵다.
3. 포켓몬 종류별로 출몰 조건이 다르다?
포켓몬 고가 재미를 주는 요인 중 하나는 주변 환경의 특성에 따라 등장하는 포켓몬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물가에선 물 타입 포켓몬을 잡을 수 있고, 숲에선 식물을 모티브로 한 포켓몬이 나타난다. 공원이나 관광지, 쇼핑센터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선 포켓몬이 알을 낳기도 한다. 도심지에선 포켓몬이 자주 출몰하는 반면, 주택단지에선 찾기 어렵다.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캐릭터인 피카츄의 경우, 초반부에 스타팅 포켓몬을 선택하지 않고 활동반경을 몇 번 벗어나다 보면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비기인 셈이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포켓몬도 있다. 세계 최대 포켓몬 팬 커뮤니티 불바가든에 의하면 앱에 등록된 151종류의 포켓몬 중 희귀성이 있는 전설·환상의 포켓몬과 메타몽(상대방의 모습을 모방해 변신하는 캐릭터)은 등장하지 않았다.
4. 포켓몬 고 유사품도 존재한다?
포켓몬 고 열품에 편승해 특수 효과를 보려는 앱도 나타났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포켓몬 고를 검색하면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한 앱 수십개가 나타나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개중엔 포켓몬 고 게임 이미지를 도용한 것도 있었다.
대다수는 포켓몬 고 가이드북이다. 이미지와 텍스트 자료를 단순 나열한 데다, 내용도 웹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라 네티즌 평가 점수도 1~3점 대로 낮았다. 일부 앱에선 사용 도중 종료되는 오류도 나타났다.
중국에서 개발된 한 게임은 포켓몬 고의 콘셉트를 베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씨티 엘브즈 고’(City Elves Go)라는 게임은 중국 아이튠즈에서 포켓몬 고를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노출된다. 지역 정보와 사용자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는 점, 캐릭터를 모으고 대전한다는 점 등이 포켓몬 고와 유사하다.
5. 포켓몬 고 설치 파일을 받으면 개인정보 유출된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포켓몬 고'의 일부 설치 파일에서 악성 코드가 발견됐다. 공격자가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드로이드잭(DroidJack)'이다.
애플 계정 국적만 변경하면 포켓몬 고를 설치할 수 있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는 아직 국내용 앱스토어에 포켓몬 고가 등록되지 않아 설치 파일(APK)를 따로 다운로드 해야 한다.
모바일 조사업체 와이즈앱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지난 7~13일 국내에서 '포켓몬 고'를 내려받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4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했다.
앱스토어를 통해 포켓몬 고를 설치한 경우도 안심할 수 없다. '포켓몬 고' 설치 시 사용자 구글 계정 전체 접근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접근 대상엔 이메일 정보와 사진 등 개인 정보도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비판이 불거지자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부랴부랴 정보 접근권을 제한하고,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포켓몬 고가 실시간 위치정보에서부터 카메라 데이터까지 방대한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보안 침해 사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6. 포켓몬 고는 데이터 폭탄이다?
AR기술은 한 콘텐츠에 고해상도 이미지나 영상이 많이 삽입되기 때문에 일반 동영상이나 게임에 비해 많은 트래픽이 유발될 수 있다.
앱 사용 시간이 길 경우 데이터 소모량은 더 빠르게 증가한다. 앱 관련 데이터 조사업체 센서 타워가 조사한 포켓몬 고 사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DAU)은 33분 25초로 페이스북(22분 8초)보다 10분 이상 많았다.
미국에선 현지 통신사인 T모바일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내년 8월까지 1년간 포켓몬 고에서 소비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내 통신사는 데이터 소모량이 많은 AR 게임 열풍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일부 통신사 트래픽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 AR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LTE를 넘어선 5G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VR이나 AR은 데이터 사용량이 커 통신사의 큰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통신사의 관련 생태계 조성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7. 포켓몬 고는 건강에 좋다?
온라인 과학잡지 사이언스앨러트는 포켓몬 고가 건강에 좋다고 평가했다. 포켓몬을 잡으려면 실제로 거리와 들판 등을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켓몬이 낳는 알은 3~10Km를 걸어야 부화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운동량을 늘리도록 유도한다.
미국 최대 정신건강 네트워크 '사이키 센트럴'의 존 그로홀 박사는 포켓몬 고가 신체건강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밝혔다.
우울증이나 사회불안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강요 없이도 밖에 나가 이웃을 만나고 운동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호주 뉴캐슬의 한 장애아 학교 교감 역시 “대화는커녕 전화통화도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게임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기까지 했다”면서 “잠재력이 큰 게임이다”고 평가했다.
지난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트럴파크에 희귀 포켓몬 샤미드가 나타나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거리에 차를 방치한 채 뛰어나오기도 했다
8. 포켓몬 고는 위험하다?반면 포켓몬 고가 범죄사건과 사고의 원인이라는 비판도 있다.
최근 미국 미주리주 오팔론에선 포켓몬 고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10대 무장강도 4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게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 스탑’을 찾아오는 이용자를 총으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것이다.
사용자가 지나치게 게임에 집중한 탓에 사고가 나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선 지난 14일 남성 두 명이 각각 높이 24m, 15m 절벽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했다. 스케이트를 타며 게임을 하다 낙상을 당한 소년, 보도블럭에 다리가 빠진 여성의 사례도 있었다.
지난 17일엔 미국 뉴욕 샌트럴파크 주변에 희귀 포켓몬이 나타나자 운전자들이 차를 도로에 버려둔 채 달려 나가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린 강원도 역시 범죄 및 사고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강원지방 경찰청은 게임으로 인한 사고와 무단횡단, 성범죄, 청소년 이탈을 막기 위해 순찰과 단속을 강화했다.
강원지방 경찰청은 “스마트폰 이용자의 보행 속도는 초당 1.31m로 정상 보행 속도(초당 1.38m)에 비해 초당 0.07m가량 더디고 반응 속도도 늦어 충돌 및 낙상 등 사고위험이 크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 게임 업계는 오랫동안 롤플레잉게임(RPG)와 1인칭 슈팅게임(FPS),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가 강세였다.
국내 게임 점유율 순위에서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버워치’, ‘리그오브레전드’,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리니지’는 모두 위 3대 장르에 속한다.
그러나 포켓몬 고가 큰 반향을 이끌자, 게임 개발 업체가 AR콘텐츠로 눈을 돌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게임업체 엠게임, 한빛소프트, 조이시티, 드래곤플라이 등이 나서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애니메이션 기획업체 ‘아이코닉스’와 조명기구 제작업체 ‘씨티엘’도 각각 AR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손잡고 게임 산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해외에선 구글이 AR과 가상현실(VR)을 혼합한 단독형 고급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파이퍼 제프리의 마이크 올슨 애널리스트는 "곧 다른 게임회사들도 전략을 바꿔 증강현실(AR)이나 위치기반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며 "이러한 계획은 아마 이미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10. 포켓몬 고 국내 출시는 가능한가?
포켓몬 고는 아직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다.
존 행크 나이언틱 랩스 대표는 지난 15일 포켓몬 고의 아시아 지역 출시와 관련해 “한국은 보안 이슈 때문에 구글 맵 기능과 관련해 제약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지도 이슈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으며, 해결책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일본지역은 "조만간 출시된다"고 확정 지어 답했으며, 중국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에서 출시는 가능하나 고려해야 할 규제가 있다."라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현재 포켓몬 고가 출시된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를 포함한 유럽 전역 35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