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군부 가담자 수천명 체포 .오바마 "법규준수" 촉구

2016-07-17 07:53

"터키 쿠데타 군인 속속 투항" (서울=연합뉴스) 터키 군사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들이 정부에 투항하는 모습. 16일(현지시간) 오전 이스탄불 보스포러스해협 대교에서 군인 50여명이 무기와 탱크를 버린 채 손을 들고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CNN 튀르크와 터키 민영 NTV 등 방송 화면에 포착됐다.



 
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터키 당국이 16일 (현지시간)  쿠데타 시도와 관련 3,000명 가까운 군부 가담자를 체포하고 구금했다.

또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실패한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터키 이슬람 학자 페툴라 귤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 요구하고 그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수천명의 판사와 검사를 체포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일 체포된 쿠데타 주모자 가운데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를 앙카라 인근 아큰즈 공군기지에 구금했다. 또 육군 2군 사령관인 아뎀 후두티 장군과 제3군 사령관인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 장성 최소 5명도 함께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 당국은 앞서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터키 전역의 판사 약 2천745명이 해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군인 8명은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헬기를 타고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했다. 터키 정부는 이들 8명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그리스 정부에 요구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15일 밤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265명이 사망하고 1천400명 넘게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쿠데타의 주동인 고위 장교들을 포함 2천839명이 체포됐고 사망자 가운데 터키 정부군과 민간인 등 161명이 숨졌으며 나머지 사망자 104명은 쿠데타 공모자 측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6일 오전 성명을 통해 "국가를 통제하고 있으며 충성스러운 군인과 경찰이 쿠데타 시도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쿠데타 시도는 미국으로 망명한 "페툴라 귤렌의 명령을 받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이 그를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공식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터키가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기여한 공동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만약 우리가 전략적 파트너라면 미국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귤렌은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치적 협력 관계에 있었으나 2013년 12월 에르도안의 아들 발랑 등이 연류된 부패 수사를 계기로 적대적 관계로 돌아섰다. 그는 자신의 이번 쿠데타 배후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터키 당국의 쿠데타 시도 관련자 체포와 관련 '법규 준수'를 촉구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그는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규에 따라 행동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하는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