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방위, '이정현 녹취록' 놓고 공방

2016-07-11 20:32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 언론 통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KBS 외압 의혹을 놓고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서로 설전을 벌이다가 끝내 회의가 정회되면서 한때 파행을 빚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에서 방송의 공정성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 의원의 통화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한 번 들어보고 방송통신위가 제 역할을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라"고 통화녹취 파일을 틀었다.

녹취 파일은 이 의원과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간의 통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같은 당의 김성수 의원은 "이 의원이 읍소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읍소는 위선"이라면서 "생사여탈권을 가진 자가 읍소를 가장한 것으로, 대화를 들어보면 둘이 아주 친숙한 사이인데 수차례 통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치적 공세'라며 야당의 질타 또는 질의에 대해 방어하고 나섰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제가 전직 검사인데, 이 수석의 다혈질이 가미된 격앙된 항의 정도이지 김 전 보도국장이 겁을 먹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어떤 의도로 녹음했는지, 또 왜 한참 지나서 폭로성 공개를 했는지 내 아들이었다면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이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바 있는 민경욱 의원은 "김 전 국장이 '세월호 사고는 교통사고'라고 한 게 알려지고 보직 해임된 후 징계무효 소송을 하면서 마치 보도통제에 맞서다가 징계를 당한 것처럼 물타기를 한 게 사태의 본질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녹음을 들어보면 보도 애원, 보도 애걸이 있을 뿐 통제는 없었다는 게 증명된다"고 말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녹취록 내용에 대한 판단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어 검찰에서 수사해 법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방송법상 방통위가 제재할 수 없고, 형사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그런 상황마다 방통위가 법의 근거 없이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오히려 방송의 독립이나 자율을 훼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