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한국경제…개선된 경제 지표에도 전망은 어두워

2016-07-06 14:56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경제는 숫자가 말해준다. 각종 경제지표속 숫자의 등락이 경제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그러나 최근 경제지표의 반등에도, 한국경제의 앞날은 밝지 않다. 오히려 거꾸러질까봐 전전긍긍해야 하는 상황이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도 이 같은 진단이 담겼다.

KDI는 "최근 일부 생산 관련 지표의 부진이 완화됐으나, 경기 개선 추세는 여전히 미약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 몇몇 경제 지표의 숫자들은 경기 반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지난 2월과 3월 0.7%씩 증가하던 산업생산은 지난달 -0.8%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반등에 성공했다.

5월 산업생산 증가폭은 지난해 2월 1.9% 이후 1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2%), 승용차 등 내구재(1.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1%) 판매가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특히 소매판매액지수는 119.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부진 완화로, 광공업생산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수출 관련 지표 역시 부진을 딛고, 반등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액은 453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작년 6월 -2.7% 이후 최소 감소율이다. 우리나라 월 수출은 지난해 1월 -1.0% 이후 줄곧 감소세였으며 지난해 6월 이후 감소폭이 더 커졌다.

지난 1월에는 -19.1%로 6년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4월 -11.2% 이후 5월 -6.0%를 거치며, 최근 눈에 띄게 낙폭을 줄이고 있다.

이 같은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KDI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5월 산업생산이 반등에 성공했으나, 4∼5월 누계 기준으로는 1년전 같은 기간보다 0.7% 늘어나는데 그치며 여전히 낮은 증가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또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1.5%포인트 오른 72.8%였지만, 73∼75%대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KDI는 이를 근거로 "전반적인 생산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월 설비투자는 2.9% 늘었지만, 일시적인 증가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항공기 도입에 따라 운송장비 부문 투자가 18.8% 증가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전년 같은 달보다 0.6% 증가한 데 그쳤다는 점에서 볼때 설비투자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선박 수출의 일시적인 확대 때문에 감소폭이 줄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선박을 제외한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7% 줄며 전월(-5.4%)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KDI는 전반적인 수출 부진은 지속되는 모습이라는 판단이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7월 수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 수출은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구조조정과 브렉시트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도 조정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경 조기편성과 집행 등으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