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꿈꾸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실경영에 드라이브

2016-07-06 17:30

조선·해운업 여신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NH농협금융지주가 리스크관리 시스템 정비 등 내실경영을 강화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용환 HN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셋째)이 지난 5월 'NH 통합 IT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지난해 취임 이후 질적 성장에 집중해온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조선·해운업 여신 부실을 계기로 리스크관리 시스템 정비 등 내적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취임 이후 △리스크관리 시스템 정비 △기업투자금융(CIB) 사업기반 구축 △프라이빗에쿼티(PE) 사업경쟁력 강화 △글로벌사업 추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이 가운데 리스크관리 시스템 정비는 김 회장이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사안으로 조선·해운업 여신 부실로 '빅배스(Big Bath)'를 단행키로 결정하면서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산업분석팀을 신설해 외부 전문가를 충원하고 분석 대상 업종을 기존 24개에서 143개로 확대했다. 출범 이후 최초로 부실자산 전수조사도 실시해 사전적 리스크 관리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올해 초부터 운영 중인 편중여신 완화 태스크포스(TF)는 현재까지 익스포저(위험노출액) 3조원 이상을 감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까지 전문 인력 5000명을 양성하는 한편 부실징후 조기경보 시스템을 내년 1월부터 새롭게 적용할 예정이다. 여신 심사 및 감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다.

계열사 간 협업모델인 CIB 사업 역시 김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사업 중 하나다.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계기로 기업·투자금융 부문 간 협업을 통해 수익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은행 및 증권 담당자들이 기업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Pair-RM 제도와 지주 및 계열사 임원급으로 구성된 CIB전략협의회로 협업체계를 강화했다.

PE사업의 경우 기존 은행과 증권으로 이원화됐던 것을 증권 투자금융(IB) 부문으로 통합했다. 김 회장이 다년간 자본시장 경험을 통해 PE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체득한 덕분이다.

또 김 회장이 새로운 수익 모델로 선택한 것은 해외 사업이다. 과거 수출입은행장 시절부터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모델의 한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농업금융 등 농협의 강점과 특수성을 살린 진출 방향을 정립했다. 올해부터는 농협금융과 자회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중국 공소그룹과 융자리스, 손해보험, 인터넷 소액대출 등의 합작 사업을 진행키로 했으며 추가 진출 기회도 노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미얀마에 소액대출 금융사(MFI)를 설립해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