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난립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옥석 가려야

2016-07-06 14:26
조합원 가입시 100% 토지확보 등 유의사항 숙지해야

서울 성북구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광고 현수막. 무자격 업무대행사가 사업을 주도하면서 허위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주택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역주택조합 추진 사업장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조합원 모집이 이뤄지며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인한 잡음이 지속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무려 106개 단지(6만7239가구)에 달한다. 지난 2011년 13건(7006가구)가 인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5년새 10배 가량 급증했다.

아파트 공동구매 개념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지역 거주자들이 조합을 만들어 땅을 사고 직접 시공사를 선택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추진 과정이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간소하고 추진 금융비용과 분양가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인 추진절차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20명 이상의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업무 대행사 등을 통해 조합원을 모집한다. 조합원이 건설 예정 아파트 가구 수의 절반 이상 모이고, 예정된 부지 80% 이상의 토지를 확보하면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갖춰진다. 이후 추가 조합원 모집과 건설 대지 소유권 95% 이상 확보 등의 절차를 거쳐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토지확보가 쉬운 지방권을 중심으로 지역주택조합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조합원 모집과 토지확보 과정에서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지난해 설립 조합 106곳 중 실제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사업장은 28곳(1만9천여 가구)에 그쳤으며 최근 3년간 설립된 조합은 155곳이지만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64곳에 불과하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조합원을 선모집하고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사고 위험성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사업시행사인 조합의 운영비리나 토지매입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최악에는 입주는커녕 돈만 날릴 수도 있다. 또 관련 규정상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의 임의탈퇴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특히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마땅한 조합원 구제책도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조합 인가를 받으려면 사전에 지을 가구수의 50%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해야 하는데 이때 업무대행사들이 갖은 편업을 동원해 조합원 모집을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조합원을 모집하고 조합 설립 이후 토지사용을 허락한 토지주들이 조합설립 이후 말을 바뀌 땅값을 올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때문에 지역주택조합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최근 지자체에 끊임없이 접수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역주택조합이 난립하고 있는 부산과 대구, 울산시 등은 자체적으로 지침까지 마련하고, 지역주택조합을 추진하기 전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홍보관 등 조합원을 모집하는 공간에 시가 제공하는 대형안내문 등을 걸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들은 100% 토지확보가 된 사업인지, 전문적인 업무대행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정 노력을 진행하는 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지역주택조합 제도를 일부 개편한 데 이어 현재 전면 손질을 목표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안에는 조합원 모집 승인제 또는 신고제 도입 등 최초 1차 조합원 모집단계에서부터 감독하는 것을 담고 있다. 이외에 △시공보증 가입 의무화 △주택조합 업무대행 범위 구체화 및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근거 마련 △조합원 공개모집 및 위반 시 처벌 △조합원 총회 직접참석제 도입 등의 개선안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