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에 장화 '울상', 우븐슈즈 '웃음'
2016-07-05 00:01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했지만, '장마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7월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인 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포진했는데도 '마른 장마'의 위세를 꺾지는 못하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이 같은 날씨에 신발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0년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장화의 자리를 우븐슈즈가 대신하는 것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즈 멀티숍 ABC마트는 올해 우븐슈즈의 발주량을 지난해 대비 4배, 제품군은 2배 늘렸다. 3월 초 입고 후 2개월 만에 1차 물량이 완판돼 현재는 추가 물량을 들여온 상황이다.
이에 자사 대표 브랜드인 스프리스와 포니 각 1만8000족, 로버스 9000족을 1차적으로 매장에 입고시키는 등 우븐슈즈 출시 물량을 5배 이상 늘렸다. 주요 고객인 젊은층을 잡기 위해 프로모션 이벤트 등 적극적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락피쉬는 출시 3주 만에 5차례 주문을 계속했다. 우븐슈즈의 인기는 브랜드 전체 매출을 이끌고 있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누적 매출은 온라인 85%, 오프라인 35% 신장했다.
반면, 레인부츠는 국지성 소나기를 제외하고는 꼭 챙겨 신어야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활용도가 적고, 무겁고 답답함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판매 감소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ABC마트는 장화의 물량과 라인업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장화 판매가 이어지지 않아 매장 내에서 자체적으로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
레스모아는 2014년부터 장화 판매량이 50% 이상씩 급감하자, 올해는 아예 장화 판매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등 중부지방은 장마 기간인데도 비 소식이 거의 없고,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장화를 신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날씨"라며 "비가 오지 않은 날에도 활용할 수 있는 우븐슈즈의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