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마철 흙막이 지보공, 토사의 무너짐 재해를 예방합시다.

2016-06-30 17:06

[[사진] 이기태 부장]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 건설안전부 이기태 부장

 2016, 5. 7 오전 10 : 45분경 경기도 과천에 소재하는 OO시설 공사현장에서 오수관 매설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굴착사면이 붕괴되면서 토사에 매몰돼 사망하는 재해가 발생했다.

토사 붕괴에 의한 근로자 매몰 사망 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물론 작업하는 근로자들도 토사 붕괴의 위험을 잘 알지 못 하고 있다. 토사 붕괴의 위험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고 심각하다. 우수관이나 오수관 같은 관로 매설 작업 시 보통 2.3 ~ 3.8㎥ 정도의 토사가 붕괴되는데 그때 토사의 중량은 3.6 ~ 6.3ton에 달한다. 또한 토사가 붕괴 될 때의 초기 운동량은 중형차에 부딪히는 정도의 충격이라고 한다. 토사의 중량으로 인해 사람 가슴 높이까지 묻힐 경우 폐가 팽창되지 않아 질식하게 되며 얼굴부분까지 묻히는 경우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치명적인 토사 붕괴 재해가 빈발하는 시기인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장마는 한랭다습한 오오츠크해기단과 북태평양의 고온다습한 기단으로 인해 장마전선이 형성되어 6월 하순부터 시작해서 최대 8월 상순까지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린다.

장마철에는 태풍이나 호우로 인한 많은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는 높은 곳에 적재한 자재의 떨어짐과 날림, 전선 피복의 손상이나 절연조치 되지 않은 전기기구의 충전부 접촉에 의한 감전재해가 많이 발생하므로 각종 가설물이나 표지판, 적재물 등을 견고하게 결속, 외부비계에 대한 보강조치를 철저히 하는게 필요하다.

또 감전재해 예방을 위해 임시 수전 설비는 침수되지 않은 안전한 장소에 설치하고, 임시 분전반을 비에 맞지 않는 장소에 설치하며, 전기기계 기구는 젖은 손으로 취급하지 말며, 이동형 전기·기계 기구는 사용 전 절연상태 점검, 배선 및 이동전선 등 가설 전선의 배선상태에 대한 작업 전 안전점검 등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은 흙막이지보공, 토사의 무너짐으로 인한 재해다. 집중 호우에 따른 토사의 함수량 증가와 전단강도의 저하에 따라 흙막이지보공이나 줄파기 굴착면이 무너질 위험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사의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굴착 경사면의 기울기를 준수하고 경사면 상부에 하중을 증가시키는 차량운행 금지하고, 자재 등의 쌓기를 금지해야 한다.

또한 경사면의 무너짐 또는 토석의 떨어짐에 의하여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흙막이 지보공을 반드시 설치하고, 근로자의 출입을 금지하며 흙막이 지보공이나 현장 주변 옹벽, 석축, 배수로 등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여 토사에 빗물이 침투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줄파기 공사에서 기존의 관로 옆이나 콘크리트 구조물과 같이 무거운 구조물에 인접하여 굴착하는 경우에는 굴착 깊이에 상관없이 흙막이지보공을 설치해야 한다. 흙막이 지보공이나 토사의 무너짐에 의한 재해는 인적, 물적 손실이 큰 대형재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사고를 통해서 안전을 배우지 말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사고를 통해서라도 배우면 그나마 다행이다. 사고를 통해서도 배우지 못하고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대재해 사례를 사업장에 널리 알리는 것은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방법을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다. 작업방법 개선없이 똑같은 방법으로 작업해서 사고가 없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운이 좋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안전을 운에 맡겨서는 절대 안 된다. 작업방법 개선을 통한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할 뿐이다.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위협하는 장마철에는 앞에서 언급한 안전조치의 철저한 이행과 작업 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면 붕괴재해 취약시기인 장마철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모든 건설현장이 적극 동참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