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김태흠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이 27일 자진사퇴했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의원들의 일괄복당 결정 후 불거진 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차원에서다. 앞서 사퇴한 권성동 전 사무총장은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부총장의 동반 사퇴를 비대위에 요구했었다.

이날 김 부총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권 전 총장이 자신에 대한 항명이라며 동일 취급해 동반사퇴를 요구한 것은 견강부회이며 사퇴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면서도 "제가 사무부총장직을 유지하고 있음으로 인해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사무부총장직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자료에서 "당내 비대위원들이 전대 일정, 지도체제 개편 등 핵심 사안들을 자신들의 주도로 결정해 놓고, 모든 것을 친박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갔던 이율배반적이고 당내 갈등을 부추겼다"면서 조목조목 비박(비박근혜)계를 비판했다.

그는 우선 "전당대회 일정을 8월 9일로 결정한 장본인은 권 전 사무총장"이라며 "부총장인 제가 혹서기이고 올림픽 기간이라 ‘컨벤션 효과’가 떨어져 시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지만, '투표율이 저조하면 친박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 날로 정했다'는 '친박 음모론'까지 제기됐는데도 당내 일부 비대위원은 이를 방관하며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4.13 총선 참패에 대한 백서 발간과 관련해서는 "실무자 이외에는 백서 작성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김영우 의원은 마치 친박계가 백서 발간에 부정적이고 발간 시점도 늦추려 하는 것처럼 말했다"고 지적했다.

당 내홍의 최대 기폭제가 됐던 탈당 의원 복당 승인에 대해서는 "권 전 총장은 복당승인 의결 전날까지 시급하게 처리하지 않겠다고 해 놓고 비대위가 복당승인을 의결하도록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면서, "입으로는 거짓을 말하며 뒤로 당내 의견 수렴이 안 된 복당 문제를 관철시켜 당내 분열과 혼란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아울러 "단일지도체제로의 변경을 주도한 권 전 총장은 지도체제 변경 이유로 '당 대표가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는 것이 효율적인 당 운영을 위해 좋다'고까지 했다"면서 "당내 일부와 언론에서 친박계가 당권 장악을 위해 벌이는 일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을 때 권 전 총장과 당내 비대위원들은 해명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당의 혁신 문제를 가장 큰 화두로, 주제로 잡았어야 했다"면서 "전대 문제와 복당 문제가 우선순위가 되면서 혁신을 이루기 어려운 여건으로 바뀌었고 그런 부분을 제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 정진석 원내대표, 권성동 사무총장, 김영우 비대위원, 이학재 비대위원 이 4명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당무 경험이 익숙지 않은 비대위원장을 압박하는 형태로 몰아갔다"면서 "당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부 비대위원들이 뭐가 옳은지 그른지 헷갈려서 가는 형태로 비대위가 운영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부총장은 "당의 지도부인 비대위원 일부와 사무총장이 계파적 시각에만 함몰되어 친박 음모론을 조장하고 여론을 호도해, 당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진실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 일부 비대위원들은 사심을 버리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 혁신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