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3월부터 인사혁신 시행...이재용 식(式) 경영 탄력받나
2016-06-27 16:08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인사제도 개편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체질개선'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개편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신생 벤처기업처럼 자율성과 창의적 사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재용 식 삼성 체제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가 전자·물산·금융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이라면 이번 인사 혁신은 소프트웨어 개혁의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기수 문화가 강한 삼성의 조직 문화가 혁신과 새로운 사고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때문에 이번 직급 단순화 및 호칭 통일화로 얻는 것은 '창의성'이다. 경직된 기업문화를 깨면 신선한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젊은 친구들에게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제공하면 충분히 발전할 것"이라며 "세리프TV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가 그 예"라고 소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무의미한 회의 방식도 뜯어고칠 계획이다. 꼭 필요한 인원만 참석하되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문화를 확산해나갈 방침이다.
불필요한 잔업과 특근도 근절 대상이다. 반면 직원들은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하는 문화를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여름철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타트업(Startup)의 빠른 실행력과 소통 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컬처혁신'을 선포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3대 컬처혁신 전략으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 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7월에는 임직원 집단지성 플랫폼 모자이크에서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대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나온 인사제도 개편안은 컬처혁신의 구체적인 실행안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뿌린내린다면 다른 전자계열사는 물론 그룹 내 타 계열사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