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원 투자된 중전기기 시험설비, 경남에 들어선다"
2016-06-23 13:54
23일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준공식
한국전기연구원, 제2의 단락시험설비로 세계 최고 전력시험기관 도약
한국전기연구원, 제2의 단락시험설비로 세계 최고 전력시험기관 도약
아주경제 경남 정하균 기자 = 1600억원이 투자된 국책사업의 완공으로 국내 유일의 중전기기 시험설비 용량이 35년여 만에 갑절로 커졌다.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박경엽)은 23일 오후 2시 한국전기연구원 본원(경남 창원)에서 중전기기의 생산과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핵심 시험설비를 35년만에 2배로 증설하는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기공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국회의원, 유관기관 대표 등 20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했다.
증설사업이 완료되면 기존의 4000MVA 용량과 더해 전체 용량은 8000㎹A에 달한다.
국가공인시험기관 가운데 세계 2위 수준이다. 8000㎹A의 용량은 원자력발전소 8기 용량의 설비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규모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각 공장과 가정 등 수용가에 도달할 때까지 적용되는 송배전 설비가 대상이다.
대전력시험설비는 국내에서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설비로, 국내 중전기기 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KERI가 보유한 대전력시험설비는 1982년부터 설치돼 운행돼 왔다.
설비 노후화에 따른 불시고장과 가동중단 등의 가능성과 함께, 국내 100여개의 기업이 4000MVA급 1기의 설비를 공동 활용하다 보니 증가하는 시험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시험일정이 적체된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원전·발전 플랜트의 잇따른 수출에 따라 국산 중전기기의 대대적인 연계 수출이 기대되고 있고 해외시장의 초고압기기에 대한 해외시장의 수요증가로 대전력시험설비 이용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0년까지 중전기기산업 수출 40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 실현을 위해서도 새로운 시험설비 증설이 꼭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KERI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지난 2011년부터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을 진행,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7월 1일 상용운전을 앞두고 있다.
중전기기 제품은 소량 다품종 생산 형태로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분야이며, 신제품 개발에 있어 시험에 소요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번 설비증설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기존 설비와 새로 증설하는 4000MVA급 설비를 복수 가동할 수 있어 시험의뢰 적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에게 저렴하고 안정적인 시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은 제품개발 비용절감 및 제품 개발기간 단축의 직접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이 생산하는 대용량의 중전기기들에 대한 외국 시험소의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서 모든 시험을 소화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도 이번 설비 증설의 중요한 이점이다.
KERI는 지난 2011년 가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제시험소협의체인 STL(세계단락시험협의체)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시험기관으로 발돋움한 이후 이번 증설사업을 통해 세계 수준의 설비와 운영시스템을 보유하게 돼 고객들에게 보다 우수한 시험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시험기관으로서 한국전기연구원의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
박경엽 원장은 "시험설비가 8000㎹A로 늘어난다는 것은 국내 중전기기 시험 역량과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라면서 "향후 국내 중전기기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2025년까지 세계 1위 시험기관인 KEMA를 넘어 세계 최고의 전력시험기관으로 자리매김해 그동안의 성원에 보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