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원양어선서 베트남 선원 2명, 한국인 선장·기관장 2명 살해

2016-06-20 13:55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인도양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나라 국적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했다.

20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138t급 참치잡이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B씨(32)와 C씨(32)가 선장 양모씨(43)와 기관장 강모씨(42)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 발생 당시 이 선박에는 한국인 3명, 베트남인 7명, 인도네시아인 8명이 승선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인도네시아인 항해사가 선사인 광동해운에 알렸고, 광동해운은 이날 오전 5시 10분께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호는 현재 항해사 이모씨(50)가 인도네시아 선원들과 함께 운항 중이다.

K호는 소말리아 모가디슈 동쪽 850마일 해상에서 시속14km의 속도로 세이셀 군도로 이동 중이며, 우리시간으로 24일 도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세이셜 당국과 협의를 통해 사법절차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경과 긴밀히 공조해 주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망자 장례절차 진행지원 등 유가족에 대한 영사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살인용의자인 베트남인 2명은 다른 선원들에 의해 진압돼 격리됐고, 선박은 세이셜군도 마헤섬 빅토리아항으로 항해 중이다.

해경안전본부 관계자는 "베트남 선원 2명이 음주를 한 만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다른 선원들의 공모 여부도 추가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6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8월 사모아섬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페스카마호 사건은 중국동포 선원 6명이 열악한 작업조건과 폭력에 반발해 한국인 선원 7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바다에 버린 사건이다.

당시 피의자 6명은 같은 해 12월 1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1997년 4월 항소심에서 주범을 제외한 5명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며 1997년 7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