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주·동빈 형제, 25일 日주총 3차전…측근 표심잡기 '분주'

2016-06-20 00:01
홀딩스 주주 롯데재단 회의 나란히 참석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신동주·동빈 형제가 한일 롯데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세 번째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25일 오전 9시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롯데 본사 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신동빈 회장 등 현 이사진 해임안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을 표결에 부치게 된다.

주주총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두 형제는 홀딩스 관계자 등을 잇따라 만나 지지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번 투표의 승패에 열쇠를 쥐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의 지지를 얻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제공]


롯데홀딩스 지분은 현재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종업원 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 지주회 6% △투자회사 LSI(롯데 스트레티지 인베스트먼트) 10.7% △롯데 오너가 7.1% △롯데재단 0.2% 등에 분산돼있다.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투자회사 LSI를 제외하면, 광윤사(28.1%)와 종업원 지주회(27.8%), 관계사 및 임원 지주회(20.1+6%)가 3분의 1씩 지분을 고루 나눠 갖고 있다. 결국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이 중 최소 두 곳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는 종업원 지주회와 관계사 지주회의 지지를 받은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쪽은 광윤사 정도다. 임원 지주회와 관계사의 경우 현재 지주사 홀딩스의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쪽으로 사실상 기울어져 있다. 승패의 마지막 열쇠는 28.7%의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가 쥐고 있다.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는 10년 이상 근무한 과장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표는 의결권을 위임받은 종업원 지주회 대표(이사장) 1명이 주총에서 표를 행사한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이전에 종업원 지주회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변수로 남은 것은 신동빈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한국 검찰 수사다. 만약 비자금 조성에 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신 회장의 구속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 공백의 이유로 신동주 전 회장은 다시 주총 소집을 하게 되고 신동빈 회장의 부재 상태시 투표는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주총 결과에 관계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주총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회장은 이번 주총의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종업원 지주회가 이전까지 자신을 지지한 만큼 이번에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낙관해서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의 막후 조력자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67) 롯데캐피탈 대표도 이미 일본으로 이동해 주총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고바야시 대표가 검찰에 소환된다면 비자금 조성 의혹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일본으로 건너간 고바야시 대표의 소환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총 전이나 주총 당일 주요 주주들에게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는 검찰 수사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