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데뷔 이래 최대 암초…JYJ 미래는?
2016-06-17 15:44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영화 '간신'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고로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라 했거늘. 오늘 그 물에 뒤집힐 배는 바로 너로구나." 어쩌면 박유천(30)과 그를 실은 JYJ란 배는 데뷔 이래 가장 격한 물살에 휘말린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 10일 한 장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고소인은 서울의 한 유흥업소 종업원 이모 씨. 이 씨의 남자 친구라고 주장하는 이가 그룹 JYJ의 멤버 박유천에게 이 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이 씨 측은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며 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16일 자신을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가 등장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유흥업소를 찾은 박유천이 업소 내 화장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혐의만 받고 있을 뿐 입증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박유천에 '성폭행범'이란 딱지를 붙이는 건 곤란하다. 하지만 이런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고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만으로도 파장은 크다.
17일 JYJ의 팬사이트인 DC JYJ 갤러리는 박유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팬들은 공식입장을 내고 "DC JYJ갤러리는 2016년 6월 17일부로 김재중, 김준수 두 사람만을 지지한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박유천을 지탄하며 향후 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이나 콘텐츠를 철저히 배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3년간의 신뢰와 팬들의 청춘을 짓밟은 박유천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며 섭섭한 감정도 드러냈다.
문제는 국내 팬들 뿐만 아니다. JYJ는 지난 2010년 '땡스기빙 라이브 인 돔'을 시작으로 일본, 한국,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중국, 미국, 캐나다, 미국, 스페인, 독일, 칠레, 페루, 베트남 등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의 대륙을 넘나들며 전 세계적인 투어를 진행해 왔다. 박유천의 성폭행 논란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형성된 팬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JYJ의 활동을 든든하게 지지해온 일본 시장이 문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도덕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대표적인 예로 당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그룹 모닝구무스메의 멤버 카고 아이가 미성년자 시절 흡연하는 사진이 유포되면서 연예계에서 퇴출되다시피 했다. 그룹 AKB48 멤버 미네기시 미나미는 남성 그룹 제너레이션스의 멤버 시라하마 아란과 동침 스캔들에 휘말린 뒤 팬들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자진 삭발을 했고 연습생으로 강등됐다. 헤이세이점프의 모리모토 류타로 역시 미성년자 시절 흡연하는 사진이 유출돼 무기한 활동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도덕적 스캔들에 민감한 일본 시장에서 성폭행 혐의에 휘말린 박유천을 안아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일본 주요 언론이 이번 사건을 다루기 시작했다는 건 박유천이나 JYJ의 향후 활동에 청신호는 아님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