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대우조선해양 투자자 피해 어쩔 셈인가
2016-06-19 06:0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1 더하기 1은 무한대다." 한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가 한 말이다. 고객(기업)이 회계감사를 의뢰할 때 "재무 판단을 어떻게 맞춰줄 수 있느냐" 물으면 하는 대답이라고 한다. 회계 감사 수임료만 주면 뭐가 됐든 맞춰줄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회계 신뢰성이 추락하고 있다.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은 사실이 됐다. 어떤 식으로 분식을 했는지, 전말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 발생 원가가 있으면 분모가 되는 총 예정 원가를 줄여 공사 진행률을 높이는 식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 회사 외부 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눈 먼 장님이 됐다. '부정적', '의견 거절' 등 감사 의견을 내기는 커녕 '적정'으로 일관했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사라면 대우조선해양 재무제표를 잠깐 살펴도 단박에 문제 있다고 알아차릴 수 있다"며 "대놓고 장난질을 했는데도, 이런 사단이 난 것은 회계법인이 고객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기초적이고 널리 퍼진 수주 업종의 분식 회계 수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수사 중인 검찰도 "감사원 감사는 그 대상과 목표가 검찰과 다르고, 강제수사권도 없다"며 "아직 분식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분노가 클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의 근심은 말할 나위 없다. 한 개인투자자는 "결국 STX조선해양처럼 상장폐지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퇴직금으로 투자한 대우조선해양 주식 주가는 이미 반토막이 났고,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