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의 '폭탄'을 조심하자
2016-06-15 13:19
중국 경제·사회에 누적된 모순 '폭탄'으로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폭탄이 터졌다.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지난 12일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용의자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사제폭발물을 담은 맥주병이었고 폭발음과 함께 주변에 있던 여행객 5명이 유리 파편에 상처를 입었다. 용의자는 인터넷 도박에 빠져 '빚'과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사회적 문제가 누적된 중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다.
두려운 것은 중국 곳곳에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폭탄이 숨어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중국', '폭탄' 두 단어를 검색하면 푸둥공항 폭발사건과 함께 중국 '부채 폭탄'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중국 철강업계가 미국 등에 관세 폭탄을 맞았다는 보도도 눈에 띈다. 양적성장에 몰두하면서 계속 불어나기만 한 '빚'과 산업 전반에 누적된 문제가 '폭탄'으로 변한 것이다.
특히 무리한 경기부양과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중국의 빚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254.8%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 기업과 금융기관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진 것이 문제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부채' 화약고는 불만 붙으면 터질 것이고 '빚의 제국'의 몰락이 곧 시작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을 향한 불안한 시선에도 중국의 자신감은 흔들림이 없다. 개혁과 경제체질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고 각종 리스크도 통제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어느 쪽의 목소리가 진실에 가까운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국의 '폭탄'이 실재하고 폭탄은 폭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는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밀착된 중국의 이웃이다. 중국의 변화와 각종 리스크와 잠재력 등 모든 것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강 건너 불 구경'도, 맹목적인 낙관주의도 위험하다. 갑작스러운 폭발과 함께 날라올 파편에 상처입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키고 또, 폭탄을 품은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