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차지계(覆車之戒) 교훈으로 지역 산업재해예방 선도
2016-06-13 18:49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 산업안전부 이강동 부장
2016년 1월 14일 오전 6시경 시화공단에 소재하고 있는 00기업에서 작업자가 고장난 레이저 가공기를 수리하기 위해 기계 내부에 들어가서 점검하던 중 다른 작업자가 점검자를 보지 못하고 가동 스위치를 눌러 점검자가 기계 내부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기계 고장시 정비매뉴얼에 의하지 않고 임의로 점검하다가 발생한 전형적인 사망사고다.
이러한 사망재해의 전국 현황을 보면 전년과 비교하여 사망자수가 422명(3월 기준)으로 17명이 증가(4.2%)했다. 경기서부 지역내의 사망자수도 3~4월 각각 3명씩 이였으나 5월에만 6명이 발생, 경기서부 지역의 사망재해도 증가하는 분위기로 급변했다.
이에 산업재해 예방업무를 총괄하는 고용노동부와 공단에서는 사망재해 발생 업종·기인물 등 재해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지역현황 및 경기동향 등을 반영해 재해 증가추세를 감소추세로 전환시키기 위한 『사망재해예방 특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특별대책은 업종별 주요 사망사고 타겟을 대상으로 했다. 제조업에 대해서는『안산·시화공단 전담 안전보건관리자 협의회』를 구성하고, SNS를 통해 협의회 기업 간의 정보 교환 및 기술교류를 하도록 했으며, 고용노동부와 공단에서도 네트워크에 참여, 재해예방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건설업에 대해서는 배곧신도시와 목감지구와 같은 대형건설현장의 외국인근로자 재해예방을 위해 국적별 원어민 강사를 활용한 안전교육을 지원하고, 건설장비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직접 장비를 활용하고 사용하는 시공담당자와 관리감독자에게는 건설장비 특별 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화 MTV 및 인근 중소규모 공장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무재해 결의대회 및 캠페인을 실시하고 인근지역 건설현장에 대해서도 점검을 벌여 재해예방 분위기 확산을 유도한다. 관할지역 내 주요 건설업체 사업주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적정 사용과 안전경영을 위해 노력해 줄 것도 당부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건물관리업에 대해서는 조경·승강기보수 작업을 집중관리 하도록 하고, 소형화물 운수 및 택배업과 퀵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했고, 전년도 재해발생 사업장에 대해서는 직접 기술지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직업건강 분야에서는 연초 문제가 된 메틸알코올 중독과 같은 직업병, 업무상 질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민간단체, 질병질환 다발업체, 산업보건전문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집체교육을 하고, 건설업종의 업무상질병 감소를 위해 근로자 건강센터와 연계, 건설현장 건강관리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에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와 서울메트로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등 잇따른 참사 발생으로 전국적으로 다시 한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옛 사자성어에 “앞수레의 엎어진 수레바퀴 자국은 뒤에 오는 수레의 교훈”이라는 뜻의 복차지계(覆車之戒)라는 말이 있다.
이는 전한시대 가의라는 명신이 3대 황제인 효문제(孝文帝)에게 어리석은 군주의 행동으로 인해 진나라가 망한 것을 본보기 삼아 조심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다른 사람의 실패나 실수를 보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우리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같이 똑같은 형태의 재해가 반복해서 발생했다는 데서 심각성을 느껴야 한다.
만약 서울메트로에서 과거에 발생한 동일한 사고를 복차지계의 교훈으로 삼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했고, 스스로가 정한 안전보건방침을 누구보다 더 확고하게 지켰다면 꽃다운 20대 김군의 목숨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이번 특별대책을 계기로 모든 산업현장에서 복차지계의 교훈을 되새기고 사업장내 사망사고 예방조치를 한 번 더 점검함으로써 경기서부 관내 사망재해의 추세가 감소세로 전환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