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의 IT스캐너] 라인 국적, 한국인가 일본인가
2016-06-13 13:16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일본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 '라인(LINE)'의 국적은 한국일까, 일본일까?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LINE)이 내달 14일과 15일에 각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 라인의 국적이 화제다.
일본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다운로드 받는 앱이 라인일 정도로 그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라인은 일본 국민의 절반이 넘는 약 6800만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진서로 자리 잡았다.
라인을 일본회사로 소개하는 매체와 한국계 회사로 소개하는 매체가 혼재하면서 일본 현지 언론도 라인 국적에 대한 혼란을 야기하는데 일조했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인의 국적에 대해 "원래 라인은 NHN재팬 산하의 네이버 재팬에서 기획, 개발한 서비스지만, 네이버의 일본법인에 속하기 때문에 라인은 일본에서 기획돼 만들어진 순국산(일본산)으로 볼 수 있다"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왜 하필 한국인가"라는 혐한(嫌韓) 의식을 종종 표출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사히신문은 지난 10일 라인이 간토(關東)재무국에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를 토대로 임원 중 4명이 한국 네이버 출신이라고 보도하면서 주목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11명의 임원 중 한국 네이버 출신이 4명이며, 집행임원 17명 중 7명이 한국계 인사로, 이 중 한국인 임원인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의 보수가 스톡옵션을 포함해 52억엔(약 567억 5800만원)에 달했지만, 이데자와 CEO는 1억3000만엔(약 14억2000만원)에 불과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중호 CGO가 라인 사업을 이끈 핵심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보수라 할 수 없다"면서 "신중호 CGO는 국적이 한국일 뿐 라인 직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데 국적이 그리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페이스북의 메신져와 왓츠앱, 중국 텐센트와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적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잘라 말했다.
라인은 대부분의 직원이 일본인이며 고도로 현지화된 회사다. 도쿄증권거래소도 당연히 일본기업으로 수용하며 상장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굳이 말하자면, 네이버가 자본을 투입, 일본에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해 꽃피운 글로벌 기업이 바로 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