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보장범위 축소해 병원 외래이용 감소
2016-06-13 07:58
정부가 실손보험의 보장범위를 축소한 이후 제도 변화의 의도대로 소비자들의 병원 외래 이용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성균관대 이현복·정홍주 교수는 한국보험학회에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보장범위 축소에 따른 가입자 의료이용 변화에 관한 연구'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항목을 보장해주는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가입자들의 무분별한 '의료 쇼핑'과 병원들의 과잉진료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2009년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의료보험제도 개선안은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첫 조치로 평가된다.
당시 제도 개선으로 이전까지 입원비 100%를 보장하던 실손의료보험은 90%로 보장한도가 축소돼 가입자가 나머지 10%를 부담하게 됐다.
통원의료비도 의원 1만원, 병원 1만5000원, 종합전문병원 2만원, 약국 8000원까지는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이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과 건강보험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이용자의 자기부담금을 높여 의료 이용을 감소시키려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그 결과 실손보험의 보장범위가 축소된 이후 가입한 이들의 외래진료 이용횟수와 외래진료 의료비, 입원이용 횟수, 입원일수 등에서 보장범위 축소 이전 가입한 이들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 민영의료보험의 보장범위 축소는 가입자들에게 비용의식을 갖게 해 의료 이용을 줄이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손보험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고, 보험사의 재무건전성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온 셈"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연구진은 "실손보험의 보장범위 축소가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실손보험이 국민건강보험의 보충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보장은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