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인기 비결? 짠하고 솔직한 여주인공·초능력 가진 남자주인공

2016-06-11 01:01

[사진=tvN홈페이지]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신드롬이 거세다.

지난달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또 오해영’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 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분) 사이에서 벌어진 동명 오해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다.

단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매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또 오해영’은 지난 12화가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9.9%, 최고 10.6%를 기록했다. 역대 tvN 월화드라마와 비교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잘난 동명이인에 기눌려 살아온 지독히도 짠한 여주인공

이름으로 얽힌 오해, 같은 이름을 지닌 동명이인에게 비교당하며 기 눌려 살아온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또 오해영’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공감지수가 높은 드라마다. 결혼 전날 파혼하고 동기들이 승진할 때 혼자만 미끄러지고 집에서도 쫓겨나 쪽방에 굴러들어온 흙 같은 인생을 사는 여주인공 오해영은 시청자들에게 짠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해영은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아름다운 진짜 이영애랑 막돼먹은 이영애랑 같은 학교에 다녔다고 하면 이해가 되시려나? 학교 때 난 그냥 조용하고 평범한 애였고, 걔는 스타였고, 걔 때문에 내가 기죽어 지낸 거지 뭐. 나대면 더 비교당하니까 없는 것처럼 조용히”라고 설명한다.

‘또 오해영’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는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과 마주했을 때, 그 때의 묘한 긴장감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거라 생각한다”며 “같은 이름 때문에 비교가 되면서 동명이인 앞에 기죽게 되는 그런 일상의 감정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잘난 동명이인에게 억눌려 살아온 지극히 평범한 30대 초반의 여자주인공 오해영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치부할만한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끔 한다.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 지닌 남자 주인공

‘또 오해영’의 남자주인공 박도경은 마치 기시감처럼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도경에게 보이는 미래의 장면에는 여주인공 오해영이 등장하며 과연 두 남녀가 어떤 인연을 맺게 될지 방송 초반부터 궁금증과 긴장감을 유발했다. 첫 방송에서 도경은 “난생처음 보는 여잔데, 꼭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온 여자 같아요. 그 여자에 대한 단상이 아무 때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데, 왠지 그 여자랑 엄청나게 엮일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미 엮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라고 설명하며 궁금증을 더한다.

지난 방송에서는 도경에게 보이는 미래에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기 직전의 모습이 보여 미스터리 요소가 가장 극대화된 재미를 선사했다. 도경은 자신의 참담한 미래를 알게 됐지만 사랑 앞에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 옆에서 잠이 든 해영을 바라보며 속으로 “끝까지 가보자”라고 굳게 다짐했다. 남자주인공이 지닌 초능력은 이렇게 드라마의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면서도, 여자주인공과의 로맨스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도경과 해영을 통해 마음속에 잊고 있었던 뜨거운 사랑, 우리 삶의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지상 최대 가장 솔직한 로맨스

오해영은 일반적인 로코 드라마 속 주인공보다도 사랑 앞에 거침이 없다. 사랑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오해영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해영은 결혼식 전날 약혼자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뒤 가슴 아파했지만 이내 꿋꿋하게 일어나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지는 일에 겁내지 않았다. 해영은 “생각해 보면 원 없이 사랑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면 발로 채일 때까지 사랑하자. 꺼지라는 말에 겁먹어서 눈물 흘리며 돌아서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은 다기는 하지 말자. 아낌없이 다 줘버리자”라고 굳게 다짐했다.

짝사랑하던 도경(에릭 분)과의 사랑을 시작할 때도 해영은 자신을 '쉬운 여자'라고 칭하며 자신의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보고 싶다”는 도경의 전화 한 통에 한달음에 달려온 해영은 도경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 해영은 늦은 밤 바닷가에서 서울로 돌아가려는 도경의 팔을 붙잡고 아쉬움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기존 로코 드라마 속 여자 캐릭터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사실 남녀 간의 사랑을 담는 로맨틱 코미디는 드라마의 극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또 오해영’에는 두 명의 오해영이 외모, 스펙 등으로 비교되면서 사회적 메시지 또한 담아내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고 있어 더 주목받았다”며 “단순한 것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는 남자의 시선은 물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사랑으로 그려지지만, 그 이면의 메시지는 편견을 극복하는 사회적 의미를 담게 된다는 거다. 따라서 ‘또 오해영’의 성공은 남녀 관계를 그리면서 사적인 멜로가 아니라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의미를 담는 이른바 ‘사회적 멜로’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