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검찰수사… 산은으로 확대되나

2016-06-08 16:07

[대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경영 부실 은폐 의혹 등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을 정조준하고 첫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경남 거제시 소재 옥포조선소 등에 검사와 수사관 150여명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압수수색 중인 서울본사 로비.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아 전국 단위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첫 칼날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8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중구 소재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와 경남 거제시 소재 옥포조선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사,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첫 수사 대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선택했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에도 압수수색이 진행된 만큼 검찰의 칼날이 산업은행까지 정조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6월 1일 정성립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불거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 등과 관련된 것이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인 같은달 25일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해양플랜트 손실을 취합 중이라며 2분기 3조원대 손실을 공식화했다.

채권자인 산업은행 등이 같은해 5월 중순까지만 해도 손실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졌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2014년 모두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3년 연속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내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이런 '부실'이 고재호 전 사장의 부실경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지난 1월 창원지검에 고 전 사장의 배임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에는 전·현직 경영진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고 전 사장은 2012년 3월부터 2015년 5월까지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남상태 전 사장은 고 전 사장에 앞서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특수단은 창원지검 특수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등에 배당된 두 사건을 이첩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당 기간 충실히 내사를 진행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이제는 수사에 착수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금융감독원이 진행해 온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감사와 관련, 금감원은 임의조사 형태이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와는 다른 차원이고, 검찰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왔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특수단은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데 정관계 인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금은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특수단은 경영진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배임 외에도 수사 결과에 따라 다양한 죄명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압수수색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과 경영진의 회사 경영 관련 비리 등을 규명하기 위한 증거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