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 ​남양주 사고 전날 가스통 보관소로 안 옮겨… 구의역 사고' 작업일지 조작 정황 포착

2016-06-02 16:29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사고 전날 가스통을 보관소로 옮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가스 누출에 의한 사고로 판명이 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포스코건설 하도급업체인 매일ENC 소속 차장으로부터 사고 전날인 지난달 31일 작업을 마친 뒤 산소통들과 가스통들을 보관소로 옮기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평상시 작업이 마쳤다면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산소통과 가스통을 옮겨놔야 하고 연결된 호스들도 감아놔야 한다.

경찰은 가스통들과 연결된 호스들이 지하 15m 작업현장으로 내려와 있었는지와 관련한 진술이 엇갈려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진술대로 가스통들과 연결된 호스들이 지하에 그대로 내려와 있었다면 장시간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가스통들의 안전관리 책임자도 매일ENC 차장으로 돼 있었다. 실제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스 사용량에 대한 기록은 따로 없고 가스통은 가스 회사를 통해 수시로 충전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확한 폭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합동 감식을 벌인다.

폭발 원인 조사와 함께 수사본부는 현장 안전 관련 자료를 수집, 관계자와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업무상 과실 여부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보기와 환기장치는 현장감식에서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전점검이나 안전교육을 했다는 건 우선 서류상으론 확인됐으나 실제 시행 여부는 조사 중"이라며 "안전 책임자인 현장소장은 당시 부재 상태였고, 이날 차장이 대신 교육을 한 것으로 조사돼 규정 준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하도급업체인 매일ENC 간 불법 하도급 여부와 건축물 설계·건축허가 관련 서류와 작업일지도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당일 작업일지가 2인 1조로 근무된 것처럼 조작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협력업체인 은성PSD는 작업일지를 '2인 1조' 작업으로 항상 고쳐왔다"고 밝혔다.

경찰이 조사한 결과 작업 대부분이 '1인 작업'으로 진행됐고 '2인 작업' 기록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19)가 숨졌을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2인 1조' 작업이 아니라 김씨의 이름만 기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은성PSD의 한 관계자는 경찰 조사를 통해 "평상시에도 2인 1조 작업이 이뤄진 것처럼 조작했기 때문에 김씨에게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일지를 또 조작했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주 중으로 사고 당일 은성PSD 근무자들을 불러 시제 작업일지 조작이 이뤄진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구의역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러 가기 전 약 2분간 역무실에 머무른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역무실 근무자도 조만간 불러 김씨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