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유통지형 허문다…PL브랜드 피코크로 식품시장에 도전장

2016-06-02 07:04
이마트의 PL 피코크를 대한민국 대표 식품 브랜드로 성장시킬 구상
GS홈쇼핑 및 백화점, 오픈마켓, 홈쇼핑 등 유통업체와 상품 공급 협의

[사진=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 피코크 키친(오른쪽)]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식품 자체브랜드(PL) 피코크를 앞세워 유통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1일 이마트에 따르면 피코크는 기존에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 그룹 내 유통채널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피코크의 유통채널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피코크를 단순히 PL 브랜드에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식품 전문 브랜드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이마트는 피코크의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초기에는 현대카드몰, 삼성카드 임직원몰 등 특정 회원을 상대로 한 외부 채널부터 시작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쿠팡에 상품을 공급,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통 채널도 확보했다. 6월에는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 산하의 롯데홈쇼핑과도 손을 잡고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의 판매도 준비 중이다. 이는 홈쇼핑 최초 판매다.

게다가 피코크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는 기프티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수천억 규모로 추산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 공략에도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월에는 다음카카오, 5월에는 SK플래닛과 각각 상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마트는 GS홈쇼핑 및 백화점 오픈마켓과 다각도로 접촉하며 피코크의 상품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이마트 측은 전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타 유통채널로 피코크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는 고객들의 요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코크는 2013년 250종의 상품을 선보이며 3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에는 매출이 750억원까지 치솟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상품 수를 600종으로 늘린 결과, 매출도 127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제품군의 매출이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품도 140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내친김에 유통채널의 확보뿐만 아니라 상품의 질적 개선을 목적으로 한 '피코크 비밀 연구소'도 신설했다. 5월 30일 문을 연 이 연구소는 조리와 시식 기능을 갖춘 476㎡ 규모의 상품 개발 센터다. 이곳엔 상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및 식품 관능검사 설비도 갖췄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피코크가 이마트 자체 브랜드라는 한계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밀 설루션(meal solution) 브랜드로 재 탄생할 수 있도록 상품 공급 확대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