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중국 완다에 저작권 전쟁 선포

2016-05-31 06:40
백설공주, 캡틴 아메리카 등 디즈니 캐릭터 옷입은 홍보직원
완다 "개별 소매판매점들 통제안해"…디즈니 법적절차 나설듯

[사진=웨이보]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디즈니가 중국에서 돈을 벌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던 완다 그룹이 '저작권' 문제로 월트디즈니에 역풍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월트 디즈니는 완다 그룹의 새로운 테마파크 놀이 공원에서 홍보직원들이 백설공주와 캡틴 아메리카 의상을 입고 등장한 데 대해 자사의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한 조치에 곧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가 30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즈니는 "우리는 적극적으로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며, 위반 사항에 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30일 불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우리의 캐릭터와 이야기는 수많은 세대를 즐겁게 해주었으며, 이러한 불법적이고 저급한 가짜 캐릭터들은 모든 이들을 실망시킬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디즈니의 입장은 완다그룹의 왕젠린이 디즈니를 상대로 거친 공격을 한 뒤 처음 나온 것이다. 일주일전 왕젠린 회장은 CCTV에 출연해 6월 16일 개장한 상하이 디즈니 랜드를 한 마리의 호랑이에 비유하면서 한 무리의 늑대들에 비유되는 중국의 토종 테마파크들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도발을 했다. 그는 “디즈니는 중국 본토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앞으로 10~20년 내 디즈니가 중국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디즈니 본사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침묵을 지켜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디즈니 캐릭터들을 본딴 인물들이 난창 시의 완다 시티파크의 개장일에 발견되었다. “완다의 캐릭터가 아닌 상품들은 개인 가게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완다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소매 업체의 판촉 활동을 통제하지는 않는다"다는 입장을 완다는 발표했다. 그러나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디즈니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은 거절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완다의 문화관광 도시는 지앙시 성 남동부에 있으며, 테마파크, 영화파트, 아쿠아리움, 호텔 등이 갖춰져 있다. 완다는 연간 1000만명의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설공주와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입은 사람들은 테마파트 무료입장 구역에서 방문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으며, 일본 애니메이션 캐리터인 포켓몬과 드림웍스의 쿵푸 판다 캐릭터 인형들도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디즈니가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스톰트루퍼 복장을 한 직원들도 홍보하고 있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29일 보도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아 법률 회사의 왕잉위는 "완다 파크에서 목견된 코스튬은 단순히 비슷한 수준을 넘어서 디즈니의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면서 "법률적으로 이러한 저작권 위반의 책임은 기본적으로 테마파트의 주인인 지게 된다"고 말했다. 예외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코스튬을 입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에도 통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왕잉위는 지적했다. 

디즈니는 자사의 저작권 보호에 매우 민감한 회사이다. 때문에 이같은 문제와 관련돼 법률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완다 테마파크의 티켓가격은 약 30달러 정도로 상하이 디즈니 랜드의 대략 절반 가량이다. 61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여행 산업 대부분은 완다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2020년까지 중국 여행산업의 규모는 중산층 성장과 더불어 두배가 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