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내달 윤곽…조선 3사 자구안 구체화

2016-05-29 10:48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빅3’를 포함한 조선산업 전체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29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조선사의 채권은행들은 다음 주부터 회사들의 자구안 검토 등을 마무리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완성된 밑그림에는 극심한 수주 절벽을 버티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은 물론이고, 분할·합병 등을 포함한 조선업계 전체의 구조조정안도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대우조선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해 진행해 온 스트레스 테스트를 예정대로 이달 말까지 종료할 예정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 충격에 따라 위기 상황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재무건전성 조사다.

대주주이기도 한 산업은행과 함께 추가 자구안을 논의해 온 대우조선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더해 자구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최대 4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으면서 총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하기로 한 바 있다.

채권단은 앞으로 새로 수립될 자구계획에는 이보다 더 강력한 방안이 담겨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대우조선의 추가 구조조정은 현재 채권은행과 자구계획을 논의 중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포함한 조선업 전체의 자구안과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생각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고,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냈다.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은 자구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 미흡한 점의 보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구안의 검증을 위해 회계법인을 선정해 일종의 실사 작업인 경영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6월 말까지 전체 구조조정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을 서두를 계획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정밀한 진단 작업이 예정된 기한을 넘기곤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7월 정도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조선업 전체의 구조조정 밑그림에 합병과 분할 등의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다.

채권단은 이런 계획까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서는 꾸준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과 논의 중인 대우조선의 추가 자구안 가운데에는 경쟁력을 갖춘 분야로 꼽히는 방산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채권단이 성동·SPP·대선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처리방안을 6월 중에 수립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는 점도 산업 전반의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중소 조선사들 가운데 일부 생산설비는 블록공장 등으로 전환해 가동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조선업종 전체를 재편하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에 대한 합동 컨설팅이 시행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만간 이들에 대한 컨설팅을 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관련업체 선정을 위한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협회 측은 조만간 컨설팅 업체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컨설팅에는 최소 2∼3개월이 걸리는 등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