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선언, 경제 성장 위해 협력 다짐..재정투입에는 온도차

2016-05-27 15:26

[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주요 7개국(G7)은 27일 G7 정상회의 폐막에 앞서 핵심 논제였던 '세계 경제'와 관련해 성장 제고를 위해 G7이 각국 상황에 따라 각종 정책을 동원한다는 내용의 정상선언을 채택했다.

이세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며 국가별로 처한 상황을 고려해서 협력적 방식으로 정책적 대응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일본 아베 총리가 G7 정상들에게 성장 제고를 위해 공동의 재정투입을 설득시키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베 총리는 G7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위기가 터지기 직전에 왔다고 말했지만 각국 정상들은 이 같은 위기론에 대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G7 정상 선언에 글로벌 경제 위기를 강도 높게 경고하고 성장 제고를 위해 공동의 재정투입 내용이 담기길 바랐다. 그러나 독일과 영국 등은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베 총리는 일본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상황을 맞거나 중대한 자연 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내년 4월에 소비세를 8%에서 10% 인상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아베 총리가 G7 정상회의 자리에서 리먼 사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가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을 2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르면 오는 6월 1일에 아베 총리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G7은 통화정책이 통화가치 절하를 위해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부분에 대해서도 일본은 환시 개입에 미국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해석됐다. 

최근 몇 달간 일본과 미국은 엔고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여 왔다. 미국은 일본에 시장 개입을 통해 엔을 끌어내리면 안 된다고 경고했고, 엔이 올초 대비 9% 이상 강세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시장에 개입하지 못했다.

지난주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잭 루 미국 재무장관에게 엔의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나 미국은 과도한 움직임이라는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

아울러 G7은 영국의 EU 탈퇴에 대해 글로벌 성장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브렉시트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G7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 규탄을 재차 표명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계속할 것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가 의제로 제의한 해양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베 총리가 주장해 온 '해양안보 3원칙', 즉 국제법에 기반한 주장을 하는 것, 힘과 위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 분쟁해결에는 중재절차를 포함한 사법절차에 따른 평화적 수단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남중국해 등에 대한 중국의 군사 거점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