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성용 명예회장 11주기...금호家 '따로 추모'
2016-05-23 15:45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이 23일로 타계 11주기를 맞았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금호가문 형제들의 화해는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측이 별도로 추모행사를 한 데 이어 올해도 기일을 따로 챙기며 금호가 형제들이 한 데 모이는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진과 함께 형인 박성용 회장의 기일을 챙기기 위해 경기도 화성 선영을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그룹 임원진과 함께 선영을 찾았다.
박성용 명예회장의 지난 10주기와 달리 올해는 비교적 조용한 기일을 맞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는 10주기라서 상징적인 의미로 추모식, 음악회 등 큰 규모로 진행했었다”며 “올해는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고인의 넋을 기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2009년 경영권 분쟁 이후 잇따른 소송을 진행하며 갈등을 겪은 뒤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완전히 갈라섰다.
최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서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에 제동을 건데 이어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 중단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 두 형제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한편 1931년생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1984년부터 12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2대 총수로서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하는 등 국제적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형제경영'이 전통이었던 금호그룹의 전통에 따라 65세에 퇴임한 이후 1996년부터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 별세하기까지 수년간 문화 예술 후원자로서 열성적인 활동을 펼쳤다.
박성용 명예회장의 문화에 대한 애착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한국의 '메디치가(家)'로 통한다. 박성용 명예회장은 한국의 문화예술 지원과 음악 영재 지원 육성을 소명으로 여기고 약 1000여명의 음악 영재들을 발굴했다.
그는 1998~2001년 예술의 전당 이사장, 2002~2005년 통영국제음악제 이사장, 2003~2005년 한국메세나협회 5대 회장을 역임했다. 동생인 박삼구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9대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남다른 문화 사랑은 선대에서부터 이어져와 집안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박성용 회장의 문화 예술 지원 활동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2004년 한국인 최초로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