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홍콩 H지수가 1분기에만 7% 가까이 하락하면서 국내 5대 증권사에 속한 홍콩법인이 적자로 돌아섰다.

23일 자본총계 상위 5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및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이 내놓은 분기보고서를 보면, 5개사 홍콩법인이 올린 1분기 영업수익(매출)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5개 증권사 홍콩법인이 낸 순손실은 총 25억원으로 전년 동기(순이익 51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영업수익은 5개 증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줄었다. 순손익은 NH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가 악화됐다.

홍콩법인의 자본총계가 5개사 가운데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81% 줄어든 8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순손실은 5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법인 영업수익이 지난해 1분기 146억원에서 올해 44억원으로 70% 가까이 감소했다. 순손익은 마이너스(-) 20억530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적자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수익이 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2억원 보다 81%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지난해 4300만원에서 7억2200만원으로 1년 만에 17배 늘었다.

삼성증권의 경우 홍콩법인의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88억7700만원에 달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 기간 홍콩법인 영업수익은 9억370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6% 가량 감소했다. 순이익은 397만원으로 88% 넘게 줄었다.

5개 증권사 중 홍콩법인 자본총계가 가장 적은 현대증권은 올해 1분기 6억원의 순손실을 내 작년 1분기(순손실 7700만원)보다 손실 규모가 67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9억4700만원으로 1년 만에 22%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국내 5대 증권사의 홍콩법인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는 홍콩 H지수가 추락하면서 주식거래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H지수는 9661.03에서 9003.25으로 6.8% 하락했다. 2월 12일에는 종가 기준 최저점인 7505.37을 찍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홍콩법인은 주로 외국계 기관의 한국물 주식매매를 돕거나 한국 기관·투자자의 중국(홍콩·상하이) 상장 주식 거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며 "1분기 H지수 하락으로 법인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 브로커리지가 줄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