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 수색위해 로봇 잠수함 동원
2016-05-23 13:27
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19일 지중해에서 추락한 이집트항공 MS804 여객기의 블랙박스 수색 작업을 돕기 위해 로봇 잠수함을 투입했다고 22일 (현지시간) 밝혔다.
현재까지 이집트군은 알렉산드리아 북쪽으로 290㎞ 떨어진 바다에서 '이집트에어'(Egypt Air)라는 글씨가 새겨진 구명조끼와 동체·좌석 파편, 승객 짐가방 등 일부 잔해를 발견 공개했지만 블랙박스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22일 이집트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에서 당국이 사고 여객기의 수색 작업을 돕기 위해 해양 석유 시설에 사용되는 해저용 장비들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저 3천미터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잠수함이 오늘 여객기가 추락한 지점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석유부 소식통은 엘시시 대통령이 언급한 잠수함은 해외 석유 시추 시설을 정비할 때 사용하는 로봇 잠수함 이라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현재로선 추락 원인을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메 쇼쿠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수색에서 사고기의 동체 일부를 발견했다고 CNN과 인터뷰에서 말하는 등 블랙박스도 조만간 발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색에는 이집트 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미국도 참여하고 있다고 쇼쿠리 장관은 덧붙였다.
승객과 승무원 66명을 태운 MS804기는 지난 18일 밤 11시 9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가던 중 다음날인 19일 새벽 2시 45분께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기의 추락 원인은 아직 알려지자 않은 가운데 화재에 따른 기체 결함 등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P 통신은 22일 항공전문 웹사이트를 인용해 사고 여객기가 직전 사고기 화장실에서 연기가 감지되고 조종실 창문 2개에 결함이 생겼다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AE)도 이날 "기내 앞부분에서 연기가 발생했다"며 "사고 당일 오전 2시26분께 처음 감지된 두 차례의 에러 메시지는 기내에서 불이 났고 전기 장치에 모종의 결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도 이날 항공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조종실 창문 가열, 조종석 아래 항공 통신 장치에서 나온 연기 등의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항공 전문가는 "이러한 정황들은 고의적 행동이나 기술적 고장 등 재앙적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베바스티앵 바르트 BAE 대변인은 그러나 신호들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고하며 "그 외 모든 것은 순수한 추측"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