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프로기사회 탈퇴’로 본 프로기사 수입 구조는?

2016-05-20 08:02
수입 3∼15%는 프로기사회, 10%는 한국기원에 납부…상위 랭커 기사들이 기금 대부분 충당

프로기사 이세돌 9단                                    [사진=연합뉴스 제공]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로 주목받은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회에 탈퇴서를 냈다. 직접적 이유는 협회의 ‘수입 공제’ 제도에 대한 불만이다.

이세돌 9단은 친목단체인 프로기사회가 회원의 대국 수입 중 3∼15%를 공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지난 17일 이상훈 9단과 함께 양건 프로기사회장에게 탈퇴서를 냈다. 이상훈 9단은 그의 형이다.

프로기사회는 소속 기사들이 해외 기원 주최 대회에서 올린 수입에 대해서는 3%, 국내 대회는 5%를 뗀다.  국내 주최 상금제 대회에서는 수입의 15%를 공제한다. 이는 1967년 기사회 출범 때부터 적용된 제도로 정관에도 명시돼 있다.

이세돌 9단은 상금을 많이 타는 상위 랭커가 적립금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금 상위 랭커를 보면 1위 박정환 9단은 8억1300여만원, 2위 김지석 9단 5억8000만여만원, 3위 이세돌 9단은 3억1700여만원을 벌었다. 2014년에는 이세돌 9단이 역대 최다인 14억1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그 반면 지난해 상금 랭킹 10위 기사는 1억4000여만원을 기록했다. 1위와 10위의 상금 액수가 큰 차이가 난다.

기사회 기금은 회원 복지나 바둑 보급, 은퇴한 기사에게 지급하는 위로금 명목으로 쓰인다. ‘무임승차’ 논란 여지가 있다.

기사회의 공제 논란은 한국기원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 한국기원은 외국이 주최한 대회의 상금을 탄 프로기사에게서 주관료 명목으로 상금의 10%를 뗀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때에도 이세돌 9단은 대국료와 승리 수당의 10%를 기원에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