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꽃구경 가는 이유…꽃이 지기 전 속도감 있게 규제개혁해야"
2016-05-18 19:37
야구장 '맥주 보이' 번복 거론하며 "공무원 인식 매우 중요"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자신의 수필 '꽃구경 이유'를 거론하면서 속도감 있게 적기에 규제개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제가 수필가이기도 한데, 지금은 많이 쓰지 않고 있지만 제가 쓴 수필 중에 ‘꽃구경을 가는 이유’라는 게 있다”며 “여러분은 꽃구경 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박 대통령은 “꽃구경 가는 이유는 꽃이 잠시 필 뿐, 영원히 피지 않기 때문이다. 1년 열두 달 피는 꽃이라면 꽃구경 갈 필요가 없다”며 “규제혁신도 골든타임이란 게 있어서 내년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경쟁국은 규제를 풀면서 새로운 기술을 갖고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데 우리만 옛날에 사로잡혀 있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토론에서도 빅데이터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빅데이터는 이 시대의 원유"라면서 "다른 나라는 우리보다 상당히 기준이 완화됐는데 그 나라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이 없어서 그렇겠느냐. 비교해보고 안전성이 확보된 것, 이런 것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하루하루가 아주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 같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꽃이 지기 전에 빨리빨리 되도록 속도를 내고 '이만하면 됐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올 정도로 확실히 체감되는 그런 것이 나오면 좋겠다"면서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위 융·복합 신산업 분야는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선도자가 시장을 선점하고 지배하는, 이른바 속도와의 경쟁이 승패를 좌우한다"면서 "정부로서도 그야말로 꽃이 지기 전에 이걸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혁신 우수 사례인 강원도 영월군을 언급하면서 "영월군 사례는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기업의 애로 해소, 또 이것을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라면서 "인식이 바뀌면 그러니까 세상이 바뀌고, 인식이 바뀌면 경제 활성화도 된다 이렇게 연결이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들이 최근 월미도 '치맥 파티'를 생맥주가 아닌 캔맥주로 진행해 아쉬워했다는 것과 정부가 야구장 '맥주 보이'의 생맥주 판매를 금지하려다 번복한 것을 거론하면서 "법령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공무원들의 해석에 따라 해당 행위가 금지되었다가 뒤늦게 허용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공무원들의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선진국에서는 규제를 보이지 않는 세금, 히든 택스(hidden tax)라고 한다"면서 "저는 더 이상 불합리한, 보이지 않는 세금 같은 규제가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과 미래 먹거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는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신속하고 확실한 규제개혁을 재강조했다.
한편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규제개혁회의에 참여하면 생동감 있고 현장감 있어서 돌아가서는 법으로 착착 통과시켜드려서 해야 하는데 더뎌서 미안하다"면서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안과 개정안이 553일째 국회에 와서 더뎌지고 있다. 또 최근에 규제프리존특별법 같은 것은 3당 대표들이 이야기돼서 될 듯 될 듯하면서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마지막 힘을 모아보고, 아니면 20대 국회에서 바로 법 제출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