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업체 뒷돈 6년째 복역 오현섭 전 여수시장 청원운동…엇갈리는 여론

2016-05-17 17:29

전남 여수시청 전경[사진제공=여수시]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여수지역 한 교회가 주축이 돼서 진행하는 오현섭 전 여수시장에 대한 8.15광복절 특별사면 청원운동에 대해 지역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연간 1300만명 여수 관광시대 밑그림을 그린 당사자가 오 전 여수시장이라는 점에서 동정여론이 일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에서는 극렬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 전 시장에 대한 청원운동이 여수지역 일부 목회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후 기다렸다는 듯 대기업 관계자와 시민들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16일 기준 500여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오 전 시장 청원운동은 서명은 내달 중순까지 1~2차에 걸쳐 5000명을 목표로 진행될 계획이며 전남 동부권 국회의원 당선자들도 동참하면서 서명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청원운동에 대해 지역시민단체인 (사)여수시민협은 17일 논평을 내고 "오현섭 전 여수시장은 시민에게 과오를 청산받기 위해서는 만기 복역 후 출소하여야 할 것"이라며 "사면 서명에 동참한 전남 동부지역 정치인들은 서명 취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수시민협은 "구속 수감된 오 전 시장에 대한 사면에 전남 동부권 국회의원 당선자 주승용, 이용주, 최도자, 이정현, 정인화 국회의원 당선자 5명이 서명을 한 상태고, 현재 정치계와 경제계 등으로 서명 대상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명시돼 있는데 특별사면은 '법 적용의 평등'에 대한 중대한 도전일뿐더러 그 사면대상자가 힘 있는 자이거나 가진 자인 경우에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사회의 통합을 깨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광복70주년 기념 8.15특사 여론조사결과 정치인 사면의 경우, 반대가 79%, 찬성이 12%로 재계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민협은 설명했다. 

서명에 동참한 지역 정치인에 대해서도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시민협은 "'법치'와 '원칙'을 지켜야할 정치인들이 나서서 사면에 서명을 한다는 것은 법과 원칙을 무시하겠다는 것이고, 정의를 바로세울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특히 국민의당 이용주(여수 갑) 당선인은 '법의 허점을 악용한 악질 범죄들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는 내용의 강철중 공약으로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공약했으나 뱃지를 가슴에 달기도 전에 스스로 공약을 파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지역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의 뇌물 사건을 시작으로 시도의원 뇌물 사건, 80억원 공금횡령 사건 등 여수를 '비리의 도시'로 낙인 찍히게 한 당사자에 대해 특별사면 운동을 벌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시민들은 청원 반대 1인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쪽에서는 이미 6년 이상의 수감생활을 했고 국제관광 도시로서 현재의 여수를 있게 한 당사자인 만큼 사회로 복귀해 참회와 봉사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여론도 상당해 청원운동 찬반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현섭 전 시장은 지난 2007년 여수시에서 추진하던 '이순신 광장 조성사업' 공사와 야간 경관조명 사업 시공업체 등으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10년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6년째 복역 중이다. 당시 오 전 시장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60여일간 도피생활을 하는 등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