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중복사업 논란…‘청소년근로권익센터’ 있는데 수억원 투입, 같은 기능 사업자 모집
2016-05-17 14:34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한다지만 차별성 부족…1년 기준 1억3000만원 투입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고용노동부가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를 이유로 수 억 원을 들여 주요 기능이 중복된 위탁 기관을 만든다고 나섰다.
특히 제주 등 기존 기관에서 관할하지 못했던 지역은 다시 배제해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고용부에 따르면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를 위한 ‘권역별 거점 센터’ 운영 기관 모집을 지난 16일 마감했다.
그러나 고용부는 공인노무사회와 손잡고 ‘청소년근로권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고용부는 대표 홈페이지(www.moel.go.kr), 블로그(blog.naver.com/molab_suda)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청소년 근로권익센터가 청소년 근로권익을 위해 상시 상담·권리구제 지원하는 기관임을 강조해왔다. 권역별 거점 센터와 주요 기능이 겹치는 것이다.
또 지난 9일에는 정지원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정페이 근절 및 청년 아르바이트 권익 보호를 위한 노동개혁 현장실천 계획' 발표하며 청소년 근로권익센터 확대개편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이번 사업자 모집에서 기존 근로권익센터 소속의 알바지킴이(청소년 근로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노무사)가 없는 제주지역은 배제해 다시 한 번 제주 거주 청소년들의 근로 권익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용부가 실질적인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보다 전시성 행정에 신경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고용부는 민간기관과 협업을 통해 거점별로 청소년 근로권익을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존 청소년근로권익 센터가 온·오프라인 상담과 관련 기획·홍보를 총괄하는 역할이라면 이번 거점센터는 기획·홍보가 현장에서 접목될 수 있도록 거점을 만드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홍보 등을 할 일이 많은데 이를 권역별로 나눠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단체와 민·관 협약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위탁기관 선정결과는 오는 20일 발표될 예정이며 신청서를 접수 받은 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직접 신청기관에 통보된다.